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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서울 두 번째 프로축구단 창단 의미와 미래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4-10 07:28



수도 서울의 인구는 약 1000만명이다.

그러나 프로축구단은 고작 한 팀 뿐이었다. 한국 프로축구 발전에 장애였다. 탈출구가 열렸다.

서울에 프로축구단 한 팀이 더 창단된다. 1992~1998년에 실업축구단을 운영한 이랜드그룹이 프로축구단을 창단키로 했다. 박성경 이랜드 부회장은 8일 서울 신문로 프로축구연맹 사무국에서 권오갑 연맹 총재와 환담을 갖고 서울특별시 연고를 목표로 하는 프로축구단을 창단해 K-리그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랜드는 14일 오전 11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프로축구단 창단 발표와 함께 '프로축구단 창단 의향서'를 연맹에 공식적으로 제출할 예정이다.

이랜드는 250여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총매출이 10조에 달하는 대기업이다. 중국,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주요 10개국에 해외 법인을 운영하면서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실업팀을 운영할 당시 8차례 우승과 3차례 준우승을 기록하는 등 축구단을 이끌 노하우도 갖고 있다.

이랜드의 의지

이랜드는 2012년 12월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 인수전에도 뛰어드는 등 스포츠 사업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글로벌 기업으로 사세가 확장되면서 자금 동원력도 풍부해졌다. 스포츠는 그룹 이미지를 끌어올리기 위한 통로였다. 다저스 인수에 실패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이랜드는 2015년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참가를 목표로 지난 1년간 프로축구 시장 조사와 기획을 거쳐 축구단 창단에 대한 로드맵 수립을 마쳤다. 철저하게 준비했다. 축구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고, 16년 만의 축구단 재창단의 길이 열렸다.

서울시와 프로연맹의 후원

이랜드는 축구단 창단을 위해 서울시, 프로연맹과도 협의 과정을 거쳤다. 프로연맹은 신생 구단 창단을 유도하기 위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


서울의 유일한 프로축구단인 FC서울은 2004년 안양에서 서울로 연고를 이전하면서 75억원의 분담금을 지불했다. 서울 입성 권리금 중 서울월드컵경기장 분담금 명목으로 50억원, 프로축구 발전기금 명목으로 25억원 등 총 75억원에 합의했다.

시대가 달라졌다. 챌린지의 경우 신생 구단 창단을 유도하기 위해 가입금 5억원 외에 특별한 규정이 없다. 서울도 예외는 아니다.

이랜드는 서울시와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홈경기장은 1988년 서울올림픽의 성지인 잠실종합운동장을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동아시안컵을 치르면서 조명과 전광판을 보수하고 그라운드도 사계절 잔디로 바꾼 서울시도 그동안 잠실종합운동장 활용방안을 놓고 고민해 왔다. 이랜드의 입성은 단비다. 서울시가 일부 시설의 개보수를 좀 더 해야하지만, 이랜드도 초기 투자 비용을 어느 정도 부담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번째 서울 구단 추구하는 철학은

갈 길은 남았다. 선수 수급에서 각 구단이 어느 정도 양보할지는 프로연맹 이사회의 논의와 각 구단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 특히 서울 입성을 위해 75억원을 투자한 FC서울도 설득해야 한다. 이재하 FC서울 단장은 "서울에 프로구단이 한 팀 더 생기는 것은 대환영할 일이다. 다만 서울 입성 기금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도 고무적인 부분은 1995년 수원 삼성이 창단한 후 기업 구단이 처음으로 프로축구판에 뛰어드는 점이다. 이랜드는 구단이 추구할 철학도 이미 정립했다. 성적보다는 최고의 인기 구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랜드는 의/식/주/미/휴/락(衣/食/住/美/休/樂) 등 6개 사업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축구 구단은 '즐길 락(樂)'으로 모토를 삼았다. 최고의 인기 구단이 첫 번째 목표다. 팬들이 경기장에서 즐겁고 행복한 순간을 만끽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의 '강남-북 더비'는 모든 축구팬의 꿈이었다. 꿈이 현실이 되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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