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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 히딩크 감독의 줄기세포 수술이 한국과 네덜란드의 끈을 이었다.
한국에서 받은 무릎 수술이 매개가 됐다. 히딩크 감독은 10여년 전부터 오른무릎으로 고생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준비하던 2001년 3월 네덜란드에서 수술대에 올랐다. 하지만 치료 뒤에도 과로와 체중증가 등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있었고, 무릎을 굽히지도 못했다. 심신이 지쳤고, 결국 그는 안지 사령탑을 끝으로 은퇴를 결심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새로운 길을 찾았다. 히딩크 감독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한국대표팀의 주치의인 송준섭 박사(44·서울제이에스병원 대표원장)로부터 1월 수술을 받았다.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국내 줄기세포 기술이 적용됐다. 인공관절 삽입 대신 탯줄 속 혈액(제대혈)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원료로 하는 치료제인 카티스템을 활용했다. 줄기세포 활용 수술은 의료 선진국인 유럽-북미보다 한국이 한발 앞서 활용하고 있는 신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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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다. 박 대통령이 네덜란드에서 한국 의료의 우수성을 자랑하면서 홍보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송 박사는 "히딩크 감독이 감사의 의미로 위스키를 선물하더라. 대통령께서 네덜란드에서 외교적인 대화를 할 때 우리나라의 자랑거리를 하나 만들어 준 것 같아 큰 보람을 느낀다"며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송 박사의 줄기세포 수술은 네덜란드에서도 입소문을 탔다. 히딩크 감독이 관절염을 앓고 있는 친구를 소개해 현재 논의 중에 있다. 한국 의료는 물론 축구의 자부심이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