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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히딩크 감독 줄기세포 수술" 언급, 뒷배경은?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4-01 07:29


◇히딩크 감독이 오른쪽 무릎 수술 재활 차 특수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서울제이에스병원

거스 히딩크 감독의 줄기세포 수술이 한국과 네덜란드의 끈을 이었다.

청와대가 지난 30일 공개한 박근혜 대통령의 5박7일간 네덜란드·독일 순방 에피소드에 히딩크 감독이 등장했다. 박 대통령은 24일 빌렘-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 주최 오찬에서 참석한 히딩크 감독을 가리키면서 "히딩크 감독이 퇴행성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는데 다시 감독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에서 줄기세포 기술을 이용한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러시아 안지 사령탑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히딩크 감독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이후 2년간 네덜란드대표팀의 지휘봉을 잡는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네덜란드대표팀에 복귀한다.

한국에서 받은 무릎 수술이 매개가 됐다. 히딩크 감독은 10여년 전부터 오른무릎으로 고생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준비하던 2001년 3월 네덜란드에서 수술대에 올랐다. 하지만 치료 뒤에도 과로와 체중증가 등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있었고, 무릎을 굽히지도 못했다. 심신이 지쳤고, 결국 그는 안지 사령탑을 끝으로 은퇴를 결심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새로운 길을 찾았다. 히딩크 감독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한국대표팀의 주치의인 송준섭 박사(44·서울제이에스병원 대표원장)로부터 1월 수술을 받았다.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국내 줄기세포 기술이 적용됐다. 인공관절 삽입 대신 탯줄 속 혈액(제대혈)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원료로 하는 치료제인 카티스템을 활용했다. 줄기세포 활용 수술은 의료 선진국인 유럽-북미보다 한국이 한발 앞서 활용하고 있는 신기술이다.


송 박사는 지난 6일 홍명보호의 그리스 원정 평가전 직후 네덜란드로 건너가 히딩크 감독을 만났다. 수술한 지 10주가 흘러 목발에서 해방됐다. 송 박사는 "히딩크 감독이 무릎도 굽힐 수 있고, 통증도 사라져 너무 행복하다고 하더라. 감독하는 데 문제가 없을거라는 확신이 들었다는 말을 했다"며 "줄기세포 연골이 단단해 지는 데는 수술 후 6개월이 소요된다. 히딩크 감독이 테니스는 물론 축구도 할 수 있다고 하길래 재활훈련에 더 충실해야 한다고 말을 전했다"며 웃었다.

현실이다. 박 대통령이 네덜란드에서 한국 의료의 우수성을 자랑하면서 홍보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송 박사는 "히딩크 감독이 감사의 의미로 위스키를 선물하더라. 대통령께서 네덜란드에서 외교적인 대화를 할 때 우리나라의 자랑거리를 하나 만들어 준 것 같아 큰 보람을 느낀다"며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송 박사의 줄기세포 수술은 네덜란드에서도 입소문을 탔다. 히딩크 감독이 관절염을 앓고 있는 친구를 소개해 현재 논의 중에 있다. 한국 의료는 물론 축구의 자부심이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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