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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영상] '슬로스타터 '전남의 반전 2위, 무엇이 달라진 걸까

기사입력 2014-03-27 16:32 | 최종수정 2014-03-28 07:55

[포토] 스테보-이종호,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이 막을 올렸다.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에서 전남 스테보와 이종호가 프리킥 상황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3.08/

"이변이라고 쓰지 말아달라." 전남의 주장 방대종은 서울과의 개막전 승리 직후 '이변'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단호히 거부했다. 박세연 전남 사장은 "울산 단장이 경기후 전남이 바뀌었다고들 하던데 정말 '신경쓰이게' 바뀌었다. 버거운 팀이 됐다. 다음엔 더 단단히 준비해오겠다더라"고 귀띔했다. 전형적인 슬로스타터, 지난 2년간 강등전쟁에 울었던 전남의 초반 상승세가 뜨겁다. 서울과의 개막전에서 승리하더니 '3연승' 울산을 홈에서 꺾었다. 3승1패로 선두 울산에 득실차에서 뒤진 2위다. '2강10중'의 K-리그 클래식, 춘삼월에 속단도 자만도 금물이지만, 예년과는 분명 다르다.

전남의 새 공격루트 '안-스 라인'

지난해 전남은 수비는 좋지만 공격은 약한 팀이었다. 올시즌 전남에는 확실한 득점루트가 생겼다. 안용우의 왼발, 스테보의 머리로 이어지는 '안-스 라인'이다. 안용우와 스테보는 22일 경남전(3대2 승)에 이어 26일 울산전(1대0 승)에서 2경기 연속골을 합작했다. 전반 6분 세트피스 상황, 안용우의 왼발 '택배 크로스'에 스테보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쇄도했다. 강력한 헤딩골은 오른쪽 골망에 꽂혔다. 스테보의 화살 세리머니가 작렬했다. '안-스 라인'은 달라진 전남의 초강력 공격옵션이다. 3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던 울산 수비라인도 이 한방에 뚫렸다.

동의대 출신 '왼발윙어' 안용우는 올시즌 '대박 신인'으로 떠올랐다. 서울과의 개막전, 크리즈만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깜짝 선발출전했다. 왼쪽라인을 타고 빛의 속도로 달리는 폭풍 스피드, 세트피스 때마다 빛나는 왼발 크로스로 팬들을 매료시키더니, 4경기 연속 선발을 꿰찼다. 'K-리그 맞춤형 외국인선수' 스테보 역시 2경기 연속골을 쏘아올리며, 전남 완벽 적응을 마쳤다.

[포토] 전남,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이 막을 올렸다.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둔 전남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상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3.08/
'내뒤에 공은 없다' 병지삼촌의 선방쇼

'리그 선두' 울산은 김병지에게 졌다. 최후방을 든든하게 지키는 '백전노장'의 선방쇼는 전남의 힘이다. 울산전 전반 6분 일찌감치 터진 선제골을 90분간 지켜낸 건 '병지삼촌'이었다. 김신욱-한상운-하피냐 등 '초강력 철퇴' 삼총사가 끊임없이 골문을 노렸다. 김신욱 6회, 하피냐 4회 등 총 15회의 슈팅이 집중됐다. 후반에만 9개의 슈팅이 쏟아졌고, 이중 5개가 유효슈팅이었다. 하석주 전남 감독은 "물 한번 마실 틈도 없이 빠르고 역동적인 경기였다. 관중들도 눈을 뗄 수 없었던 경기"라고 평가했다. 울산의 철퇴는 '45세 레전드' 김병지의 철벽을 뚫지 못했다. 김신욱의 4경기 연속골을 저지했다. 울산의 4연승을 저지했다. 광양구장은 "김병지!"를 연호하는 함성으로 달아올랐다.

자발적 선수 미팅, 신구 조화

지난해 23세 이하 선수들로 강등전쟁을 버텨낸 '전남유치원'은 올시즌 확실히 업그레이드됐다. 비결은 선후배, 신구선수간의 소통이다. 1월 초, 일찌감치 폭풍영입을 마감한 덕분에 지난 3개월간 충분히 발을 맞췄다. 자발적인 미팅도 수시로 갖는다. 먼저 백전노장 '병지삼촌'이 경험을 바탕으로 상대팀의 강점과 약점을 꼼꼼히 분석한다. '외국인 에이스' 스테보가 파이팅 넘치는 발언으로 분위기를 띄우면, '정신적 지주'인 현영민 방대종 등 수비수 형님들이 따뜻한 조언으로 후배들의 멘탈을 붙든다. 그라운드에서도 고참 선배들은 든든하다. 이종호는 "집중력이 흐트러질 상황에서 형들이 수시로 '정신차려!' '할 수 있어'라며 소리쳐 주신다. 역전승을 하고, 선제골을 지켜내는 힘"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징크스에 도전한다

'왼발의 레전드' 하 감독의 승부욕은 대단하다. 2년 연속 강등전쟁을 치르며 자존심이 상했다. 올시즌 미디어데이, 최용수, 황선홍 감독을 향해 공격의 수위를 높였다. "선수시절 한눈을 감고도 이겼다"는 농담으로 도발했다. 스테보 레안드리뉴 크리즈만 현영민 송창호 안용우 등을 폭풍영입한 올해 하 감독은 승부를 걸었다. "모든 징크스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시즌 포항 울산 서울 전북 등 강팀을 이기지 못한 징크스를 틈날 때마다 말했다. "강팀에 강하고, 연승을 하는 팀이 진짜 강팀"이라고 했다. 서울을 개막전에서 꺾으며, 5연패를 끊었다. 26일 울산을 이기며, 2011년 5월 28일 이후 울산전 6연패의 고리를 끊어냈다. 하 감독은 "30일 인천 원정에선 '9경기 연속 무승부' 기록도 깨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한차례도 기록하지 못했던 '3연승 징크스'에도 도전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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