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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종환 감독 "2경기 연속 무득점, 울화통 터져 죽겠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4-03-15 18:53



"누가 골을 못넣고 싶겠나. 울화통이 터져 죽겠다."

하소연은 했지만, 박종환 성남FC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흘렀다.

성남은 15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라운드 홈 개막전에서 강호 FC서울과 0대0으로 비겼다.

이날 아쉬운 점은 골결정력 부재였다. 좀처럼 득점 기회를 잡지 못했던 전반과 달리 성남은 후반 빠른 역습으로 서울을 위협했다. 그러나 몇 차례 찾아온 좋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은 보완해야 할 점이었다. 성남은 9일 경남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무득점에 허덕였다. 박 감독도 애가 탔다. 경기가 끝난 뒤 박 감독은

"누가 골을 못넣고 싶겠나. 울화통이 터져 죽겠다. 실력차다. 앞으로 득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이날 경기를 49년의 지도자 생활 중 가장 부담스런 경기로 꼽았다. 그는 "성남이 시민구단으로 출범한 첫 경기였다. 훈련 기간이 짧아 걱정을 많이 했다. 감독 생활 중 가장 부담스러운 경기였다. 그래도 선수들이 열심히 잘해줬다. 만족하진 않지만, 선수들이 잘 싸워준 것으로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조급함을 경계했다. 창단식 당시 자신이 천명한 '파도축구'가 완성기에 접어들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강한 파도, 약한 파도든 공격진과 수비진에 똑같은 스피드가 유지되는 것을 말한다.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더 다져야 한다. 감독이 바뀌고 나서 1~2년 되면 작품이 나와야 한다. 그런데 2개월 밖에 안됐다. 전술을 익힌 선수들은 연습할 때 60~70% 정도 보여준다. 그러나 실전에선 상대가 파도타기를 그냥 놓아둘리 없다. 아직 완벽하지 않아 팬들이 보기에 부족할 것이다. 점점 경기를 치르면 파도축구의 전술을 완벽하게 익히면 팬들이 즐겁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베스트11에는 경남전 선발 출전 선수 중 두 명의 얼굴이 바뀌었다. 박 감독은 수문장을 주장 전상욱에서 박준혁으로 교체했다. 또 제파로프를 빼고 브라질 출신 바우지비아를 택했다. 박 감독의 선수 기용은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 바우지비아는 한 경기만에 '공격의 핵'으로 자리매김했다. 박준혁은 특유의 순발력으로 서울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냈다. 박 감독은 "바우지비아는 이날 첫 경기를 뛰었다. 경남전은 서류관계 때문에 못뛰었다. 나이도 어리고 순박하다. 시골 출신이다. 우리 팀에서 적응하면 외국인선수 중에선 좋은 선수다. 경기를 치르면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박준혁에 대해서느 "(전상욱과) 기량은 큰 차이가 없지만, 과감하다. 문전 활동 범위는 박준혁이 낫다. 경남전에선 전상욱이 주장이고, 지난해 선수들과 같이 생활해 내보냈다. 그러나 이젠 박준혁이 골문을 지킬 것"이라고 칭찬했다.


박 감독은 성남의 현실을 제대로 진단했다. 그는 "두 경기 밖에 치르지 않은 사람한테 목표를 물어보면 어떻하냐"며 농을 던지면서도 "12개 팀 중에서 솔직하게 8~9위권이다. 우리보다 못하는 팀은 없다"고 했다. 이어 "승부사 기질을 가진 사람으로 이기고 싶다. 나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이 뭉쳐야 한다. 그러나 선수층이 가장 엷다. 교체할 선수가 없다. 걱정이다. 다시 만드는 기간도 있어야 한다. 전반기만 끝나면 다른 팀과도 해볼 만 하다. 지금은 몇 위보다 중위권 이상은 해야 한다"고 전했다.

성남=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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