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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껑 열린 K-리그 빅4의 전력, 색깔은 모두 달랐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2-28 08:17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현대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요코하마를 상대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홈경기를 펼쳤다. 후반 15분 전북 이승기가 요코하마 수비수를 제치며 선취골을 넣고 있다.
전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2.26

'빅4'의 뚜껑이 열렸다.

포항, 울산, 전북, FC서울이 25일과 26일 2014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을 치렀다. 지난해 더블(정규리그, FA컵 우승)을 달성한 포항이 세레소 오사카(일본)와 1대1로 비긴 가운데 울산, 전북, 서울은 나란히 첫 승을 챙기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울산은 웨스턴 시드니(호주)에 3대1로 역전승했고, 전북과 서울은 각각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 센트럴코스트(호주)를 각각 3대0, 2대0으로 꺾었다.

2014년 K-리그는 3월 8일 개막된다. 4개팀이 선두권을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8개팀은 4개팀의 경기력을 분석하며 주판알을 튕겼다. 흥미로운 점은 4개팀의 색깔이었다. 4색이었다. 장단점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치열한 무대가 예상돼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포항=2선은 탄탄, 최전방은 물음표

포항은 또 한 시즌을 외국인 선수없이 보낸다. 지난해의 환희에 다시 도박을 하기로 했다. 기댈 언덕은 역시 조직력이다.

김재성이 가세한 2선은 더 탄탄해졌다. 조찬호 고무열의 기량도 익어가고 있다. 이명주는 컨디션이 떨어져 있지만 언젠가는 치고 올라올 것이다. 황지수 김태수도 제 몫을 하는 수비형 미드필더다. 김형일이 합류한 수비라인도 큰 흔들림은 없다.

다만 파괴력은 떨어진다. 축구는 골로 말한다. 정통 스트라이커의 부재가 걱정이다. 배천석 이진석이 포진해 있지만 무게감은 지난해만 못하다. 한 시즌을 끌고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울산=팀 장악력은 신선, 시간은 더 필요


15년간 아마 무대에서 선수들을 이끈 조민국 울산 감독은 프로사령탑 데뷔전에서 산뜻하게 출발했다. 변화는 신선했다. 고창현의 부활은 조민국 축구의 얼굴이었다. 그의 축구사는 굴곡이었다. 웃는 날보다 우는 날이 더 많았다. 2010년 울산으로 이적했지만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았다. 조 감독을 만난 후 전환점을 마련했다. 고창현의 가세로 중원의 스피드가 빨라졌다. 백지훈과 최태욱의 교체투입도 눈에 띄었다. 그 외 김신욱 이 용 김치곤 하피냐 등 중심 멤버들은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K-리그의 경쟁력은 또 다르다. K-리그는 ACL과는 차원이 다른 무대다. 지난해 울산 축구를 이미 경험했다. 대비책을 갖고 있다. 브라질월드컵도 변수다. 김신욱 이 용 김승규는 홍명보호의 주축이다. 팀전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북=폭풍영입 효과는 '굿', 부상은 '난적'

폭풍영입의 효과는 대단했다. '닥공(닥치고 공격)'의 위력은 배가됐다. 첫 경기에선 카이오 이재성 한교원 최보경이 선발 출전, 전북에서 첫 선을 보였다. 한교원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수비라인을 흔들며 진을 뺐다. 최강희 감독은 전반에 상대를 흔든 후 결정하는 전략이었다. 적중했다. 후반 '구관'인 레오나르도가 투입되면서 정점을 찍었다. 후반 15분부터 25분까지 10분동안 세 골을 쏟아냈다. 지난해에 비해 측면의 위력이 더 강해졌다. 진용이 탄탄해지면서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 차도 없다. 공수 밸런스는 한결 깔끔해졌다.

다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부상은 전북의 최대 난적이다. 이날 35세인 이동국과 37세인 노장 김남일이 부상으로 결장했다. 둘이 출격하면 더 무서운 팀이 될 수 있지만, 부상으로 들쭉날쭉할 경우 팀 분위기가 흐트러질 수 있다.


FC서울과 센트럴 코스트 마리너스(호주)의 2014 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라운드 1차전 경기가 25일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다. FC서울의 차두리가 센트럴코스트 조슈아로제와 치열한 볼경합을 벌이고 있다.
상암=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2.25/
서울=주-조연없는 스리백, 체력은 물음표

데얀과 하대성이 이적했고, 아디는 코치로 보직을 변경했다. 새 둥지를 찾지 못한 몰리나는 2군에 훈련 중이다. 최용수 감독이 올해 '공격형 스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화려함이 사라진 대신 조직력이 꽃망울을 터트렸다. 팀이 더 단단해졌다. 주연과 조연이 없었다. 철저하게 볼점유율 높은 축구를 구사하며 상대의 골문을 노렸다. 수비 또한 물샐 틈 없었다. 새롭게 영입한 오스마르는 첫 경기부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연착륙에 성공했다. 측면의 활용도도 스리백의 키였다.

다만 선수들의 체력은 물음표다. 첫 경기에서 선수들의 운동량은 상상을 초월했다. 압박, 탈압박을 반복하며 앞만보고 달렸다. 상처는 차두리였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뜨거운 여름 체력이 견뎌낼 지는 미지수다.

'빅4'의 첫 행보에 올시즌 K-리그의 행보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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