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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는 뀄다.
홍명보호의 두 번째 실전 상대는 멕시코다. 갑오년 첫 시험대인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1대0으로 승리한 홍명보호가 27일(이하 한국시각) 달콤한 휴식을 취했다. 28일 훈련을 재개하는 태극전사들은 29일 두 번째 평가전을 위해 텍사스주 샌안토니오로 이동한다. 한국은 30일 오전 11시 샌안토니오에서 멕시코와 평가전을 갖는다.
멕시코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21위다. 한국(53위)보다 32계단이나 위다. 상대전전은 5승2무4패로 멕시코가 박빙 우세하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또 다르다. 한국은 3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 중이다. 2승1무 가운데 1무를 기록한 경기서도 승부차기에서 승리했다. 가장 최근 대결은 2006년 1월 미국 LA에서 벌인 친선경기다. 한국이 1대0으로 이겼다.
홍 감독은 "다음 상대인 멕시코는 좋은 선수가 많이 포진해 있는 강팀"이라고 경계했다. 그리고 "일단 어떤 선수를 내보낼지 정해지지 않았다. 코스타리카전에 나갔던 선수들이 또 뛴다면 조직적인 부분에서 좋아져야 할 것이고, 새로운 선수들이 출전하더라도 기존의 틀 안에서 능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남은 기간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변화는 감지된다. 홍명보호에는 20명의 K-리거, 2명의 J-리거가 포진해 있다. 코스타리카전에는 최전방에 김신욱(26·울산)과 이근호(29·상주 상무), 좌우 날개에는 김민우(24·사간도스)와 고요한(26·FC서울)이 낙점받았다. 박종우(25·부산)와 이명주(24·포항)는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 포진했다. 좌우 윙백에는 김진수(22·니기타)와 이 용(28·울산), 강민수(28·울산)와 김기희(25·전북)가 중앙수비에 섰다. 골문은 김승규(24·울산)가 지켰다. 김태환(25·성남) 이승기(26·전북) 송진형(27·제주)이 후반 차례로 교체투입됐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이번 전지훈련의 키워드는 실험이다. 플랜B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멕시코전에선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걸어온 길도 있다. 홍 감독은 런던올림픽을 6개월 앞둔 2012년 1월, 올림픽대표팀을 이끌고 태국 킹스컵에 출전했다. 태국, 덴마크, 노르웨이와 사흘 간격으로 평가전을 소화했다. 덴마크와의 2차전에선 무려 10명의 선발 멤버를 교체했다. 그리고 노르웨이와의 최종전에서 1~2차전을 통해 눈도장을 받은 선수들을 투입했다. A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후 첫 대회인 지난해 동아시안컵도 비슷한 패턴이었다.
골키퍼에는 정성룡(29·수원), 수비라인에는 김주영(26·서울) 이지남(30·대구) 김대호(26·포항) 박진포(27·성남) 등이 대기하고 있다. 중원은 김태환 송진형을 비롯해 염기훈(31·수원) 이 호(30·상주 상무)가 선발을 노리고 있다. 이승기는 섀도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을 기대하고 있다.
멕시코는 개개인의 기술이 뛰어난 반면 조직력에서 허점이 있다. 선수들이 다혈질이라 기복이 있다. 태극전사들은 절박하다. 경계선에 있는 선수들의 경우 합격점을 받아야 브라질월드컵 출전을 노릴 수 있다.
홍명보호는 멕시코 전 후에는 다시 LA로 돌아와 2월 2일 미국전을 준비한다. 운명은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