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홍명보호 코스타리카전 눈여겨 봐야 할 3가지 포인트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1-24 08:10



홍명보호가 갑오년 첫 시험대에 선다.

한국은 26일 오전 10시(이하 한국시각) 미국 LA의 콜리세움경기장에서 북중미의 코스타리카와 첫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A매치 데이가 아니다. 두 팀 모두 주축 선수들이 빠졌다. 1.5군과 2군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코스타리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2위다. 한국(53위)보다 21계단이나 높다. 하지만 FIFA 랭킹은 숫자에 불과하다. 코스타리카는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 이탈리아, 우루과이, 잉글랜드와 함께 '죽음의 D조'에 포진해 있다.

일전을 앞둔 홍 감독은 "이기는 것보다는 2주간 훈련 뒤 과연 얼마나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만약 평가전에서 패배한다면 본선을 앞두고 대표팀의 훈련 방식을 다시 점검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며 "세 차례 평가전에는 본선 경쟁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을 투입하겠다. 평가전 상대에 맞춰 준비하기보다 우리 팀이 준비한 것을 시험하는 무대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대성(베이징 궈안)이 종아리 부상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대체 선수는 별도로 선발하지 않기로 했다. 20명의 K-리거와 2명의 J-리거 등 22명 중 최정예가 투입된다. 코스타리카전 후에는 멕시코(30일·샌안토니오)와 미국(2월 2일·칼슨)전이 기다리고 있다.

홍 감독은 코스타리카전에서 과연 무엇을 노릴까. 눈여겨 봐야 할 3가지 포인트를 점검해 봤다.


김신욱-이근호 투톱 뜰까

홍명보호의 기본 포메이션은 4-2-3-1 시스템이다. 원톱 바로 밑 2선에 3명이 포진, 공격을 지휘한다.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투톱 카드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홍 감독은 "4-2-3-1 전형을 기본으로 4-4-2로의 변형도 생각하고 있다. 이번 평가전 3연전에선 투톱 활용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투톱의 축은 '빅&스몰' 김신욱(26·울산)과 이근호(29·상주) 조합이다. 1m96의 김신욱은 원톱 부재의 홍명보호 공격에 활력소다. 시행착오 후 더 단단해졌다. 그는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 때 발탁됐다. 그러나 홍명보호에 적응하지 못하며 한동안 잊혀졌다. K-리그의 맹활약을 발판으로 11월에 재발탁됐다. 고공 플레이 뿐 아니라 발기술과 동료와의 연계플레이도 향상됐다. 축구에 새로운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으며 스위스(2대1 승), 러시아(1대2 패)전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러시아전에선 선제골로 이름값을 했다. 아스널에서 설 자리를 잃은 박주영(29)의 첫 번째 대안으로 자리매김했다.


1m77인 이근호는 홍명보호에서 전천후 공격수로 뿌리내렸다. 원톱과 섀도, 측면 공격도 소화하고 있다. 김신욱과 이근호의 호흡은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이근호가 상무에 입대하기 전인 2012년 울산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함께 아시아를 제패(챔피언스리그 우승)했다. 투톱이 공격의 물꼬를 터야 한다.

'홍심' 잡은 새 얼굴은 누구일까

브라질에서 1차 전지훈련을 마친 홍명보호는 23일 LA에서 2차 담금질에 들어갔다. 홍 감독은 브라질에서의 마지막 훈련 후 '합격점을 받은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선수단 분위기가 흔들릴 수 있어 지목할 수 는 없지만 몇 명 있다"고 말한 후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홍 감독은 이미 최종엔트리(23명)의 80%가 그려져 있다고 했다. 부상 등 변수가 없는 한 17~18명은 브라질호 승선이 확정됐다. 현 진용 중 80%의 커트라인 안에 있는 선수는 골키퍼 정성룡(29·수원) 김승규(24·울산) 이범영(25·부산)을 비롯해 김진수(22·니가타) 이 용(28·울산) 이명주(24·포항) 김신욱 이근호 등 8명 정도다. 그 외는 해외파다. 남은 자리는 5~6 자리다.

중앙 미드필더와 수비라인에 틈새가 있다. 홍 감독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 대비한 플랜B도 구상하고 있다. '홍심'을 잡아야 최선이 아닌 차선이 될 수 있다.

코스타리카전을 필두로 3차례의 평가전에서 '새 얼굴'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물론 평가전에서 경쟁력을 입증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서바이벌 전쟁이 시작된다.


골키퍼 주전 경쟁 스타트

골키퍼는 엔트리 경쟁을 넘어섰다. 월드컵 본선의 주전 경쟁이 시작된다. 정성룡과 김승규가 다시 사선에 선다. 정성룡은 큰 물에서 논 경험이 풍부하다. 2007년 아시안컵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남아공월드컵을 거쳐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골문을 지켰다. 하지만 부동의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

김승규가 무섭게 성장하며 정성룡을 위협하고 있다. 역전의 기운이 감돌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홍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정성룡이 골키퍼 장갑을 낀 것은 7차례다. 하지만 9실점을 했다. 실점 과정에서 실수가 나오면서 넘버원 칭호에 금이 갔다. 반면 김승규는 3경기에 출전, 2실점했다. 순간 반사신경과 안정된 볼 처리 능력이 일품이라는 평가다.

한 번 결정되면 쉽사리 바뀌지 않는 포지션이 골키퍼다. 골키퍼 주전 경쟁은 3차례 평가전의 백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