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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야드에서 디에고 포를란(35·우루과이)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포를란은 23일(한국시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세레소 오사카와의 계약 사실을 알렸다. 계약 기간은 1년이며, 구체적인 조건은 밝혀지지 않았다. 세레소 오사카는 포를란 영입을 위해 이적료 100만유로(약 14억원) 정도를 쓴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포항에겐 큰 도전이다. 지난 시즌 패스축구로 바람몰이를 할 수 있었던 배경은 탄탄한 수비에 있었다. 중앙수비 듀오 김원일-김광석에 오른쪽은 신광훈, 왼쪽은 박희철-김대호가 번갈아 지켰다. 수 년째 발을 맞추며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호흡을 자랑한다. 여기에 노련한 골키퍼 신화용의 수비 조율 능력과 탁월한 반사신경까지 갖춰져 있다. 2013년 한국 축구에서 포항의 수비라인은 최강이었다.
포를란의 존재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두 차례,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 득점왕에 오를 정도로 탁월한 기량을 자랑하는 포를란은 그라운드에 나서는 것 만으로도 큰 부담이 될 만한 선수다. 포항이 야심차게 나섰던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4강전에서 후안 베론(아르헨티나)이 버틴 에스투디안테스에게 밀렸던 이유도 결국 심적 부담이었다. 23세 이하의 어린 선수들이 즐비한 포항의 스쿼드는 '경험부족'이라는 약점을 안고 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이 지난해부터 우려해왔던 문제다. 조직력의 힘으로 버티는 데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다만 지난해 더블(리그-FA컵 우승)로 쌓아 올린 자신감과 실전 위주의 맹훈련은 '포를란 봉쇄'라는 과제의 성공을 바라보기에 충분한 요인들이다.
무서운 상대다. 그렇다고 주눅들 것은 없다. 오히려 세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강철전사의 힘을 드러낼 좋은 기회가 만들어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