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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 감독 "김 현은 유럽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1-09 14:29 | 최종수정 2014-01-12 10:29



"공격수도 유럽 진출 시켜봐야죠."

박경훈 제주 감독이 생각하는 '명문팀으로 가는 조건'이 있다. 그는 얼마나 많은 대표 선수를 배출하느냐, 얼마나 좋은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느냐, 그리고 마지막으로 얼마나 많은 유럽 진출 선수를 만들어 내느냐를 꼽았다. 박 감독의 조건에 따르면 제주는 명가를 위한 한가지를 충족시켰다. 제주는 구자철(볼프스부르크)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류승우(레버쿠젠)까지 분데스리가 삼총사를 만들어냈다. 박 감독은 계속된 유럽파 배출에 상당한 자부심을 느꼈다. 박 감독은 "유럽파는 단순히 선수의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성적만 생각한다면 주축을 보내기 쉽지 않다. 구단의 비전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 과제로 공격수의 유럽진출을 꼽았다. 박 감독은 "미드필더(구자철)와 수비수(홍정호)는 유럽에 보내봤다. 이제 공격수까지 보내면 공격, 허리, 수비를 다 유럽에 진출시킨 셈이 된다"고 했다. 박 감독의 공격수 유럽행 프로젝트를 위한 퍼즐이 바로 김 현이다. 김 현은 9일 이상협과 트레이드를 통해 제주 유니폼을 입었다. 박 감독은 서동현의 군입대와 임대생 이진호의 원소속팀(대구) 복귀로 생긴 최전방의 공백을 메울 공격수로 김 현을 지목했다. 프로에서 잔뼈가 굵은 서동현 이진호와 달리 김 현은 미완의 대기다. 전북에서 '제2의 이동국'으로, 20세 이하 대표팀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하며 가능성은 인정받았지만, K-리그에서는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다음시즌 부활을 노리는 제주 입장에서는 확실한 골잡이가 절실하지만, 박 감독은 김 현의 재능을 믿기로 했다.

사실 박 감독과 김 현의 인연은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감독이 전주대에서 강의를 할때 대학교 운동장으로 온 김 현의 연습장면을 여러차례 지켜봤다. 김 현의 재능은 박 감독의 뇌리에 강하게 박혔다. 박 감독은 "그때도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장신이지만 유연했고, 발기술이 좋았다. '언젠가 한번 지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공격수를 찾던 박 감독은 김 현이 떠올랐다. 전북과 곧바로 협상을 펼쳤고, 이상협을 주는 조건으로 협상이 완료됐다. 현재 제1회 아시아축구연맹 U-22 챔피언십 대표로 발탁된 김 현은 대회가 끝나는데로 바로 제주에 합류할 계획이다.

박 감독은 김 현을 활용한 공격전술을 고민 중이다. 김 현은 1m89의 큰 신장에도 발기술과 센스가 좋아, 패싱게임을 펼치는 제주의 스타일에 잘 맞을 것으로 보인다. 박 감독은 "김 현은 장점이 많은 선수다. 최고의 공격수가 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김 현을 잘 키워서 유럽에 진출시켜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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