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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박지성이 화제가 됐다. 대표팀 복귀 여부에 온 관심이 쏠렸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이 "박지성과 직접 만나 의견을 듣겠다"고 한 게 발단이다.
연초부터 홍 감독의 얼굴을 볼 기회가 있었다. 언제 봐도 '꽃중년'이다. 남자가 봐도 매력적이다. 홍 감독은 "월드컵의 해에 중심에 있게 됐다"며 웃었다.
누구보다 기대가 크다고 했다. "우리 선수들을 보면서 나도 궁금하다. 기대가 크다"고 했다. 밝은 미소, 하지만 부담은 엄청날 것이다. 이에 대해 "부담은 내 양 어깨에 짊어지고 가겠다. 부담때문에 잘 못하는 것은 감독의 능력이다"고 했다. 믿음직스럽다. 어떤 결과를 원하는지를 물었다. "올림픽 때도 그랬지만 과정에서 결과는 생각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는 생각 뿐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가지를 약속했다. "후회없는 경기를 하겠다. 후회가 남지 않아야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에게 더 큰 부담일 수 있다. 16강은 당연히 가는 것으로 많이들 생각한다. 그렇게 만만한 길이 아니다. 알제리는 모르겠지만 벨기에와 러시아는 우리보다 강하다. 객관적인 현실이다,
물론 16강 가능성은 높다. 해외파의 성장, 월드컵에서의 성적 등 앞세울 게 많다. 이 모든 것을 어떻게 조화시켜 나가느냐가 홍 감독의 몫이다.
다시 홍 감독의 약속으로 돌아가 보자. "후회없는 경기를 하겠다." 생각해보면, 이 외에 특별히 나올 답은 없는 듯 하다. 성적을 장담할 수 있겠는가, 아니면 한계를 인정하겠는가. 그렇다면 당연히 우리의 목표는 '후회없는 경기'가 돼야 할 것 같다.
우리들의 눈높이도 '후회없는 경기'에 맞춰보자. 그 후회없는 경기를 위해 박수를 쳐 주자. 월드컵 가는 길에 실망스런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도 그랬다. 히딩크 감독은 '오대빵'으로 불렸다. 프랑스, 체코와의 평가전에서 연달아 0대5로 진 탓이다. 하지만 월드컵 4강의 신화를 만들었다. 그런 결과를 바라는 건 아니다. 당시 우리들은 후회없는 경기를 봤다. 물론 아쉬움은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후회없는 경기를 하고 돌아올 수 있도록 응원해주자. 16강, 8강이 아닌 '멋진 경기'를 주문해보자. 뭐 그런 경기를 한다면야 성적도 따라오겠지만 말이다.
월드컵의 해다. 정말 후회없는 태극전사들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