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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이별이 아닌 또 다른 재회를 위한 자리였다.
중국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한 FC서울의 중원사령관 하대성(29)이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가졌다. 2004년 K-리그에 데뷔한 그는 2010년 초 서울 유니폼 입었다. 4시즌 동안 119경기에 출전, 22골-14도움을 기록했다. 두 차례의 K-리그 우승(2010년, 2012년)과 한 차례의 리그컵 우승(2010년) 그리고 2013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데 중심축이었다.
그는 FC서울에선 영원한 캡틴으로 뇌리에 남았다. 2012년과 2013년, 2년간 주장으로 선수단을 완벽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대성은 "팬들과 이별을 고할 때 말을 잇기가 힘들었다. 팬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 성공하고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 돌아온다면 FC서울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는 것이 또 다른 목표"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올해 하대성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중국이라는 새로운 무대와 만난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출전은 더 큰 도전이다. 그는 13일 시작되는 홍명보호의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에 참가한다. "지금 내 위치에서 FC서울에 1년 더 남아 현실에 안주하면서 월드컵에 도전할 수 있다. 자칫 새로운 리그를 경험하는 것이 모험일 수 있다. 중국에서도 얘기했지만 올해 최고의 목표는 월드컵에 나가는 것이다. 중국 리그에서 좋은 모습 보여야 월드컵에서 뛸 수 있다. 새로운 리그와 월드컵 두 가지 도전을 준비한다. 올시즌은 마음가짐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얄궂은 운명도 기다리고 있다. 베이징 궈안은 ACL 플레이오프를 통과하면 서울의 포진한 F조에 가세한다. 친정팀과 만나야 한다. 하대성은 "당연히 프로라면 소속된 팀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직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만약 서울에서 경기를 하면 모든 분들을 위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겨야 된다는 생각은 쉽지 않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동료인 데얀을 비롯해 최근 K-리거 출신들의 중국행에 대해서는 "매년 ACL을 하면서 중국 팀을 접했다. 경기를 할 때마다 성장하는 느낌을 받았다.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리그 수준이 올라왔다고 생각했다. 내 나이 서른에 금전적인 부분도 빼놓을 수도 없는 없는 부분"이라고 솔직하게 토로했다.
하대성의 마지막 덕담은 동료들을 향했다. "서울에 남아있는 미드필더 자원들이 훌륭하다. 고명진 이상협 최현태 한태유 만으로도 올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FC서울을 믿는다. 올시즌에도 K-리그 최고의 팀다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