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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의 타이틀이 무상하다.
모기업 포스코가 마지막 희망을 쥐고 있다. 포항 구단의 올해 예산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곧 열릴 이사회 결과에 따라 지난해보다 상승한 예산을 따낼 수도 있다. 이 경우 외국인 선수 영입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선수단 운영에 숨통이 트인다. 분위기가 호의적이지 않다. 세계적인 철강경기 침체와 해외 투자 등으로 살림살이가 빠듯하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최고의 성적을 냈음에도 포항은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때문에 올 시즌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지난해 황선홍 감독의 리더십과 선수단의 응집력으로 성적을 냈다. 그러나 지난해보다 2팀이 줄어든 클래식 경쟁구도는 더욱 치열해졌다. 포항의 패스축구도 이미 지난해 타 팀에 노출됐다. 절대강자가 없는 클래식 판도를 따져보면 똑같은 스쿼드로 새 시즌에 나서면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황 감독이 '히든카드'가 될 만한 외국인 선수 영입을 원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열강의 침탈에 맞서 단호히 쇄국정책의 칼을 빼든 흥선대원군의 선택은 초기엔 성과를 내는 듯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고립을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낳았을 뿐이다. 한국 축구 역사를 이끌어가는 포항이 잊지 말아야 할 교훈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