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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감독 만류에도 김상식이 은퇴 택한 이유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11-26 14:48 | 최종수정 2013-11-27 08:01


김상식. 사진제공=전북 현대

최강희 전북 감독은 "1년 더 하자"며 그의 손을 잡았다. 돌아온 대답은 단호했다. "떠날 때 입니다."

그라운드에서 앞으로 전진하지 못할 바에 떠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최 감독도 제자의 의견을 존중했다. 이렇게 '식사마' 김상식(37·전북)이 현역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김상식은 올시즌 플레잉 코치로 현역 15번째 시즌을 시작했다. 2013년 말, 계약 종료 후 코치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 위한 밑그림이었다. 시즌 중반만해도 그의 출전시계는 느리게 돌아갔다. 정 혁 권경원 등 젊은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팀내 중심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최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 공백이 생길 때마다 그를 찾았고,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로 궂은 일을 도맡으며 출전시계를 19경기까지 늘렸다. 체력이나 개인 능력은 여전했다. 최 감독도 이런 모습을 눈에 담아 선수 생활 연장을 요청했다. 그러나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김상식만의 고민이 있었다. "경기장에서 한 발 물러나게 되더라고요." 김상식은 최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고 은퇴를 만류하던 최 감독도 결국 그의 뜻을 받아 들였다. 김상식은 26일 전북 구단에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는데 자신을 속이기 싫다. 좋은 후배들도 많다. 아쉬울 때 떠나야 더 그리운 법이다"라며 은퇴 의사를 전했다.

1999년 프로무대에 뛰어든 김상식은 천안 일화 및 성남에서 세 차례 우승컵(2001년, 2002년, 2006년)을 들어 올린 뒤 2009년 전북으로 이적했다. 당시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전북에서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 우승을 이끌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태극마크 경험도 두둑하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6년 독일월드컵에 출전하는 등 A매치에서도 통산 60경기에 출전, 2골을 넣었다.

김상식은 선수 생활의 피날레를 장식할 6번째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지만 전북의 5년 연속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이라는 대기록과 함께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전북도 김상식을 위해 은퇴 경기를 준비 중이다. 12월 1일 서울과의 시즌 최종전이 그 무대다. 포항전에서 퇴장 징계로 서울, 인천, 수원과의 3연전에 뛰지 못하는 김상식은 복귀전을 은퇴경기로 갖게 됐다. 은퇴 후 진로도 결정됐다. 김상식은 12월 4일부터 24일까지 대한축구협회 B급 지도자 강습회에 참가한 뒤 1년 동안 프랑스의 명문팀인 올림피크 리옹으로 해외 지도자 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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