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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전북, 외나무다리의 덧셈-뺄셈 계산법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11-14 13:38 | 최종수정 2013-11-15 08:14


◇포항 박성호(왼쪽)가 지난달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전북과의 2013년 FA컵 결승전에서 전북 이재명에게 태클을 시도하고 있다. 전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꼬박 한 달 전이었다.

포항과 전북, 두 팀이 완산벌에서 마주쳤다. 한국 축구 최고의 자리를 놓고 펼치는 FA컵 결승전. 전북은 안방 축배를 자신했고, 포항은 2연패를 노래했다. 보기드문 명승부가 펼쳐졌다. 120분 간의 혈투에도 승부가 갈리지 않았다. 승부차기에서 희비의 쌍곡선이 그려졌다. 전북은 홈 팬들의 응원 속에 무너지며 눈물을 흘렸고, 포항은 찬가 '영일만 친구'를 합창하며 2연패를 자축했다.

두 팀이 다시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 포항-전북은 16일 오후 2시 포항종합운동장에서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를 갖는다. 목표는 명확하다. 승점 65로 선두 울산(승점 70)의 뒤를 쫓는 포항에겐 '더블(리그-FA컵 동시 우승)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전북을 넘어야 한다. 승점 59로 3위인 전북도 갈 길이 바쁘다. 리그 상위 3팀에 주어지는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본선 출전권을 쥐기 위해 승점 1점이 아쉽다. 지난달 포항에 FA컵 우승 트로피를 넘겨준 빚도 청산해야 한다.

셈법이 공존한다. 홈 팀 포항은 신광훈의 A대표팀 차출로 공백이 생겼다. 하지만 중앙 미드필더 김재성과 중앙 수비수 김형일이 가세하면서 전력 플러스 요인이 생겼다. 신광훈의 빈 자리는 좌우 측면 모두 활용 가능한 김대호나 오른쪽 풀백 박선주로 막을 수 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김재성과 김형일 카드를 적절히 활용할 계획이다. 전북은 윌킨슨이 호주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생긴 공백이 있으나, 기존 중앙 수비수인 정인환이나 김기희를 투입해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부상을 털고 지난 울산과의 36라운드에 선을 보였던 이동국을 히든카드로 생각 중이다. 울산전에서는 부상 후유증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모습이었지만, 충분히 컨디션을 끌어 올린 이번 포항전에선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분위기에선 포항이 앞선다. 3연승을 포함, 최근 7경기 연속 무패(3승4무) 행진 중이다. 전북은 지난 울산전 패배로 연승이 깨진 것 뿐만 아니라 최근 경기당 2실점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올 시즌 포항과의 4차례 맞대결(FA컵 포함)에서 1승2무1패로 백중세를 보이고 있어 쉽게 무너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시즌 유일한 포항 원정이었던 지난 7월 맞대결에서 2대0으로 완승한 기억도 여전하다. 셈법에 따른 대비책과 강한 바람, 거친 그라운드 환경의 포항종합운동장이 변수다.

양보는 없다. 승부를 갈라야 할 시점이다. 서로 다른 셈법으로 승부를 준비하는 두 팀 모두 승리의 여신을 바라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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