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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왜 남웨일스더비서 벤치에 앉았나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11-04 16:10 | 최종수정 2013-11-04 16:54


◇김보경. 사진출처=웨일스온라인 홈페이지

김보경(24·카디프시티)이 남웨일스 더비에서 8분 출전에 그쳤다.

김보경은 4일(한국시각) 영국 웨일스의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완지시티와의 2013~2014시즌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에 후반 43분 게리 메델을 대신해 교체투입, 추가시간까지 약 8분 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지난 8월 웨스트햄과의 리그 개막전부터 줄곧 선발로 나오다 10월 19일 첼시전에서 처음으로 벤치에 앉은 이후 두 번째 교체 출격이다.

시간이 워낙 짧았다. 인상적인 장면은 있었다. 후반 46분 역습 상황에서 스완지 진영으로 쇄도하던 프레이저 캠벨에게 한 번에 이어지는 긴 패스를 연결, 황급히 뛰어나온 골키퍼 미셸 봄의 퇴장을 유도했다. 비록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으나, 스완지의 파상공세에 맞서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1골차 리드를 지키는데 일조했다. 영국 스포츠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는 경기 후 내놓은 양 팀 평점에서 김보경에게 '뒤늦은 투입이었으나 약간의 임팩트를 만들었다'는 코멘트와 함께 평점 6점을 부여했다. 평범한 활약을 펼친 선수들에게 대부분 6점을 부여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나쁘지 않은 평가다.

스완지전 교체출전 배경을 두고 말들이 오가고 있다. 카디프 내에서 김보경의 입지 변화를 알리는 신호라는 분석도 들린다. 기우일 뿐이다. 김보경은 카디프에서 여전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웨스트햄전부터 전경기 출전을 이어가고 있는 부분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형태의 변화는 있지만, 말키 맥케이 감독이 여전히 김보경을 전력의 중요한 축으로 여기고 있다는 점을 증명한다.

맥케이 감독의 신뢰는 여전하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김보경을 직접 불러 원하는 포지션을 주겠다고 약속했고, 시즌 개막전부터 선발 라인업에 배치하면서 믿음을 보냈다. 다만 스완지전에서 원했던 것은 개인기보다는 파워였다. 강한 체격을 앞세운 스완지와 맞서 90분을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가진 선수를 기용하는 쪽을 택했다. 김보경의 기량은 EPL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점이 입증됐지만, 체력에선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김보경이 최근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하면서 파워를 늘리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맥케이 감독은 김보경보다 체력적으로 강한 피터 오뎀윈지와 조던 머치를 스완지전 필승 카드로 꺼내 들었다. 전술적인 선택이 중요했던 승부였다.

카디프 생활 2년차 김보경은 여전히 EPL에 적응 중이다. 흐름은 서서히 이어지고 있다. 당장의 변화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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