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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의 도전은 존중받아야 한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10-28 09:48 | 최종수정 2013-10-28 09:49


◇박주영. 사진출처=아스널 구단 홈페이지

과연 박주영(28·아스널)의 선택이 잘못된 것일까.

윤석영(23)이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돈캐스터로 긴급임대 되면서 박주영 임대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퀸스파크레인저스(QPR)에서 전력외 취급을 받았던 윤석영은 돈캐스터의 단기임대 제의를 수락했다. 유니폼을 받아든 지 하루 만에 후반 교체를 통해 그토록 갈망하던 출전이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급박한 팀 분위기 탓에 윤석영은 큰 문제가 없는 한 돈캐스터에서 경기 감각을 쌓게 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를 두고 돈캐스터보다 훨씬 여건이 좋은 위건의 임대 제의를 뿌리친 박주영의 선택이 잘못된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감각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뒤로 하고 명문팀의 후보 생활에 만족해서야 어떻게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나설 수 있겠냐는 것이 비난과 우려의 핵심이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박주영 본인의 의지다. 박주영은 변화보다는 도전을 택했다. 자존심을 걸었다. 큰 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시험하고, 경쟁을 통해 기회를 잡아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도 확인한 부분이다. 전제조건은 있다.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는 내년 1월까지 아스널에서의 도전이 성공하지 못하면, 그 때 변화를 택하겠다고 했다. 5개월에 달하는 시간은 브라질월드컵 본선 최적의 해결사로 지목되는 박주영에겐 아까워 보일진 몰라도, 최고의 지도자 및 선수와 동고동락하면서 얻는 것은 분명히 있다. 적어도 박주영이 지목한 시간까지 도전은 존중되어야 한다.

아스널 내부의 흐름을 짚어보는 것도 중요하다. 공격 자원이 부족하다. 챔벌레인을 비롯해 월컷과 포돌스키, 사노고 등이 잇달아 부상했다. 외질과 지루를 제외하면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 박주영과 함께 팀을 떠날 것으로 전망됐던 벤트너가 최근 벤치에서 대기 중이다. 박주영에게도 기회는 있다. 최근 들어 아스널의 경기 일정은 더욱 빡빡해지고 있다. 당장 리그는 힘들더라도 리그컵이나 FA컵 등에서 기회를 부여 받을 가능성은 존재한다. 벵거 감독은 박주영이 부상에서 회복한 시점부터 1군 훈련에서 꾸준히 기량을 검증하고 있다.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두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일각에선 홍 감독의 대표팀 선발 원칙 문제를 거론하며 박주영의 선택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시기상조일 뿐이다. 브라질월드컵 본선까지 7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다. 길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촉박한 시간도 아니다. 내년 1월 박주영이 아스널에서의 도전을 마친 뒤 새 둥지를 찾아 주전 자리를 잡는다면 충분히 회복이 가능한 시기다. A대표팀은 내년 1월 전지훈련을 비롯해 수 차례의 친선경기를 계획 중이다. 반면 올해 남은 A매치는 고작 11월 2연전 뿐이다. 현 상황에서 박주영이 A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는 없어도 내년에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를 굳이 지금부터 꺼낼 필요는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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