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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리그화' 그룹A 전염. 스플릿 사실상 사망선고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3-10-28 07:42


27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부산과 인천의 경기가 열렸다.

최근 K-리그에서는 스플릿 시스템 폐지론이 솔솔 일고 있다. 올해 들어 스플릿 시스템의 그늘은 더욱 짙어졌다. 하위그룹이 팬들의 외면을 받은 채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 정규리그 기록이 승계되는 개인타이틀의 정통성 여부도 도마에 올랐다. 물론 스플릿 시스템에는 장점도 있다. 상하위 그룹 분리 과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빅클럽간 충돌이 잦아졌다. 하지만 리그 전체를 보자면 부작용의 폐해가 더 컸다.

이런 가운데 27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는 부산과 인천의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부산과 인천은 상위그룹 최하위권이다. 이 경기의 흥행여부는 스플릿 시스템 유지 여부를 가늠할 잣대였다.

부산이나 인천이나 이날 경기는 큰 의미가 없었다. 우선 양 팀 모두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경쟁에서 사실상 탈락한 상태다. 선수들은 열심히 뛰었지만 경기 내내 아무런 긴장감을 느낄 수 없었다. 무기력한 경기 끝에 양팀은 0대0으로 비겼다. 부산이나 인천이나 스플릿 이후 단 1승도 챙기지 못하는 무기력증에 빠졌다. 윤성효 부산 감독이나 김봉길 인천 감독 모두 선수들을 끝까지 경쟁시킬 묘안이 없었다. 그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프로의식을 강조할 뿐이었다. 구단 관계자도 "선수들도 허탈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미없는 경기는 팬들이 먼저 알고 외면한다. 이날 관중수는 2015명에 그쳤다. 올 시즌 부산의 평균 관중 5000여명의 반에도 못미쳤다. 스플릿 시스템의 악성 종양인 '그들만의 리그화'가 하위그룹 뿐만이 아니라 상위그룹에도 퍼졌다. 스플릿 시스템에 대한 사망선고였다.

대수술이 필요하다. 프로축구연맹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연맹은 홍보파트에서 기자단을, 경기운영파트에서 감독과 선수단을 상대로 스플릿 시스템의 유지여부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6일 열린 실무위원회에서도 스플릿 시스템 유지여부에 대해 논의를 했다. 현재로서는 12개팀으로 굳이 스플릿 시스템을 운영하기 보다는 전세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단일리그 운영이 낫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다양한 플레이오프를 첨가하는 방안을 논의중으로 알려졌다. 연맹은 11월 이사회를 열어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부산=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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