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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 '폭행-거짓말'로 선수 생활 중단 위기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10-17 08:46



모든 것이 거짓말이었던 것일까.

'폭행시비'에 휘말렸던 이천수(32·인천)가 결국 폭행 혐의로 입건됐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16일 이천수를 폭행과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천수는 지난 14일 0시 45분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술집에서 옆자리 손님 김모(30)씨를 때리고 김씨의 휴대전화를 파손한 혐의를 받아왔다. 인천 구단 관계자와 경찰서를 찾은 이천수는 16일 오후 5시부터 8시30분까지 3시간30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이천수는 "성실히 조사에 응했습니다"라는 남긴 채 귀가했다. 그러나 경찰은 조사 결과 당시 술자리에 있던 일행과 목격자들의 진술을 종합할 때 이 씨의 폭행 혐의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사건이 발생한 이후 15일까지 이틀간 밝혀왔던 이천수의 '결백' 주장도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천수는 14일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상대가 먼저 시비를 걸어왔다. 옆에 와이프와 지인들도 같이 있었다. 어떻게 싸울수가 있는가. 혼자 참느라 손이 그렇게 됐다. 20병을 깼다고 하는데 말도 안된다. 그리고 그 정도(폭행이 발생할 정도)도 아니었다. 내가 폭력을 휘두른것처럼 여겨져서 정말 미치겠다. 솔직히 예전에 이런 일들이 있었으니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전에 잘못했던 일들은 내가 인정한다. 하지만 이제 이천수라는 사람은 달라졌다. 달라진 이천수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며 폭력 행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봉길 인천 감독에게도 같은 말을 했다. 14일 오후에 이천수와 면담을 가진 김 감독은 "천수가 폭행을 하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천수의 말을 믿는다. 손을 다친건 큰 문제가 아니다. 천수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했다. 본인이 직접 사건이 정리될 때까지 쉬겠다는 의사를 밝혀 그렇게 하라고 했다. 본인의 마음이 무거울 것이다. 팀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더라"면서 "일단 본인의 마음이 복잡하니 쉬는게 나을 것 같다. 훈련 복귀보다 경찰 조사 및 진상 파악이 먼저다. 일이 잘 마무리되길 바란다"며 제자를 향해 강한 믿음을 보였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반전'이 일어났다. 이천수는 경찰 조사에서 "김씨가 구단에 대해 좋지 않은 말을 해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몸싸움이 있긴 했지만, 술에 취한 상태여서 김씨를 때린 사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 조사 결과 당시 술자리에 이씨의 아내는 없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천수는 "아내가 함께 있었는데 내가 어떻게 싸우겠는가"라며 억울함을 주장해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천수의 일행은 4명, 김씨 일행은 3명으로 서로 옆 자리에서 술을 마시다가 합석했지만, 합석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시비가 생겨 몸싸움으로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적인 발표가 나지 않았지만 모든 혐의와 조사 결과가 명백한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천수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폭력 행위'의 잘못과 더불어 이를 무마시키기 위해 한 거짓말이 잠시 그를 향했던 여론마저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임의탈퇴' 해제 후 4년 만에 밟은 K-리그 그라운드에서도 다시 밟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천수를 임의탈퇴시켰던 전남은 올해 초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 이천수의 임의 탈퇴를 철회했다. 그러나 다시 말하면, 이천수는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 임의탈퇴 해제 속에는 현역 선수 생활 동안 항상 자숙하고 운동에만 전념해야 자신의 죄를 씻을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러나 7개월 여만에 이천수는 마지막 기회마저 잃을 위기에 처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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