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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전]뜨거웠던 상암벌, 적과 아군이 없었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10-12 21:55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이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과 친선경기를 펼쳤다. 만원관중이 경기장을 찾은 가운데 경기가 펼쳐지고 있다.
상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10.12

상암벌에 새 역사가 쓰여졌다.

6만5308명이 운집했다. 역대 서울월드컵경기장 최다 관중(6만5256명)을 기록했다.

11년 만의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의 방한, 결과는 중요하지 않았다.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축제의 장이었다. 휘슬이 울리기 전 아군, 적군이 없었다. 브라질 선수들이 입장하자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삼바 축구의 최고 테크니션 네이마르(바르셀로나)가 소개되자 브라질의 안방인 듯 했다.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환호의 강도는 대단했다.

경기 흐름도 비슷했다. 전반 43분과 후반 4분 네이마르와 오스카에서 2골을 허용했지만 비난보다 격려가 함성이 더 높았다. 후반 31분에는 파도타기 응원이 360도를 돌 정도로 분위기는 뜨거웠다. 0대2, 한국이 무릎을 꿇었다. 팬들은 종료 휘슬이 울리자 박수와 함께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한국 축구가 A매치 6만명 관중 고지'를 점령한 것은 3년만이다. 대한축구협회는 브라질전을 2시간여 앞두고 전석이 매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7일부터 브라질전 입장권 6만여석의 인터넷 예매를 시작했다. 4일 만에 표가 동이 났고, 이날 현장 판매분도 1500여석도 모두 팔렸다. 스페셜 석이 20만원(리셉션 뷔페 및 유니폼 제공), 특석 10만원(고급 도시락 제공), 1등석 8만원, 2등석 5만원, 3등석 3만원 등 다른 A매치보다 입장권 가격이 고액으로 책정했지만 상대가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인만큼 판매 열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한국이 국내에서 열린 A매치에서 마지막으로 6만명 관중을 기록한 것은 2010년 10월 12일에 열린 일본전이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 6만2503명의 구름 관중이 운집했다. 그러나 일본전 이후 국내에서 열린 20번의 A매치(서울 8회, 지방 12회)에서 더 이상 6만명 관중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지난 6월 11일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에 5만699명의 관중이 들어찬게 3년간 최다 관중이다. 1만명이 입장한 경기가 2회, 2만명 관중이 4회, 3만명과 4만명 관중 경기가 각각 7회와 6회였다. 최근 3년간 A매치는 평균 3~4만명의 관중 앞에서 치러졌다. 서울보다 지방에서 열린 A매치 횟수가 많은 것도 이유로 꼽히지만 최근 A매치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도 한 원인이다.

물론 이전에는 6만명 관중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2002년 11월 20일에 열린 한국-브라질전에는 6만4000명(추정치)의 관중이 입장했다. 상대국에 따른 편차도 크지 않았다. 한-일월드컵의 열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던 2004년, 몰디브와의 독일월드컵 3차예선에서는 6만2441명의 관중이 운동장을 메우기도 했다. 한-일월드컵 이후 최다 관중은 2006년 두 차례나 달성됐다. 그 해 5월 23일 세네갈전과 5월 26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는 2경기 연속 6만4835명의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이날 상암벌은 축구 천국이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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