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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와 기대 사이 박지성, 답을 보여줬다

신보순 기자

기사입력 2013-09-23 08:17


◇박지성. 에인트호벤(네덜란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체력걱정? NO!

팀리더? YES!

'왜 박지성(에인트호벤)인가'의 답이 나왔다. 박지성에 대한 우려는 씻어낼 만 했다.

박지성이 날아올랐다. 22일(이하 한국시각)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의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라이벌 아약스와의 에레디비지에 7라운드에서 1골-1도움으로 팀의 4대0 대승을 이끌었다.

경기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봐야할 대목이 있다. 90분 풀타임 활약이다. 여기에는 물론 코쿠 감독의 배려가 있었다. 코쿠 감독은 20일 열린 루도고레츠(불가리아)와의 유로파리그 조별예선 1차전(0대2 패)에서 박지성을 후반 16분에 교체투입했다. 베테랑에 대한 배려였다. 아약스전을 앞두고 박지성의 체력을 안배시켜야 했다는 것이 코쿠 감독의 설명이었다. "우리의 일정을 고려할 때 선수들로부터 최대한 능력을 끌어내는 방법은 루도고레츠전에서 몇몇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하는 것이 적절했다"며 "선수 기용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해야 한다. 선택은 항상 신중해야 한다. 우리 팀의 모든 선수는 능력이 탁월하다. 한 경기에 졌다고 해서, 1~2명의 선수가 경기에 나서지 않은데 집중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같은 배려에 전성기 못지 않은 산소탱크의 위력을 과시했다. 그동안 제기됐던 체력에 대한 우려를 날려버린 활약이었다.

경기 내용으로 들어가 보자. 젊은 팀의 리더 역할이 빛났다. 전후방 가리지 않는 헌신적 플레이에 팀이 덩달아 살아났다. 오른쪽 윙어로 나선 박지성은 경기 초반 가벼운 몸놀림으로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다. 전반 3분에는 상대 패스를 태클로 차단한 뒤 공격으로 연결시키기도 하고, 전반 6분에는 데파이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으며 위협적인 슈팅 찬스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또 전반 23분에는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터닝슛도 날렸다. 아약스의 파상공세를 막느라 수비에 초점을 맞췄지만, 역습으로 전개되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후반에는 더 빛이 났다. 1-0으로 앞선 후반 16분부터 노련미가 진가를 발휘했다. 추가골에 간접적으로 관여했다. 아크 서클 왼쪽에서 윌렘스가 볼을 잡자 박지성이 침투해 상대 수비수들의 시선을 빼앗았다. 이틈을 놓치지 않고 윌렘스가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세 번째 골은 직접 도왔다. 후반 22분 오른쪽 측면 돌파 이후 땅볼 크로스로 문전으로 연결했다. 히제마르크는 노마크 찬스에서 논스톱 오른발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1분 뒤에는 득점포도 가동했다. 후반 22분 자카리아 바칼리가 투입되면서 박지성이 포지션을 중앙으로 이동한 것이 주효했다. 마타브즈의 헤딩 패스를 받아 중원에서 상대 페널티박스까지 돌파했다. 이후 아약스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찬스에서 침착하게 오른쪽 골포스트 쪽으로 밀어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달 25일 헤라클레스와의 정규리그 3라운드에서 0-1로 뒤진 후반 41분 멋진 터닝 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린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이날 박지성은 자신의 포지션에 국한되지 않는 폭넓은 활약을 펼쳤다. 중앙으로 이동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고, 수비까지 책임졌다. 적극적이고 헌신적이었다. 팀리로서 100%의 활약이었다.

박지성의 맹활약에 힘입어 에인트호벤은 아약스를 4대0으로 꺾었다. 에인트호벤이 아약스를 4점차로 이긴 것은 2009년 4월 19일 6대2 승리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또 시즌 무패(4승3무·승점 15) 행진을 달리면서 비테세에 0대3으로 패한 즈볼레(승점 13)을 밀어내고 리그 선두를 빼앗았다.

그는 박지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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