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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의 기적' 스플릿 최후의 전쟁, 부산이 웃었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9-01 21:47


1일 오후 7시 운명의 휘슬이 일제히 울렸다.

한 골 전쟁이었다. 승리의 여신은 정규시간인 90분이 끝나도 칼을 꺼내들지 않았다. 인저리 타임에 드디어 마지막 한 수를 놓았다. 후반 47분 스플릿 생존 전쟁이 막을 내렸다.

기적의 주연은 커트라인인 7위에서 출발한 부산이었다. 후반 47분 공격에 가담한 중앙수비수 박용호가 대미를 장식했다. 부산은 그룹A와 B, 천당과 지옥의 갈림길에서 그룹A행 막차를 탔다.

대진은 최악이었다. 부산의 상대는 선두 포항이었다. 홈도 아닌 원정(포항스틸야드)이었다. 전반 43분 한지호가 적진에서 선제골을 터트렸지만 안심할 수 없었다. 원정(창원축구센터)에서 경남과 맞닥뜨린 성남이 30초 만에 골문을 열었다. 황의조가 올시즌 최단 시간 득점을 작렬시켰다. 울산 김신욱의 48초(6월 30일)를 18초 앞당겼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이었다. 부산과 성남은 승점에서 어깨를 나란히 했다. 부산이 골득실에서 한 골 앞서 있을 뿐이었다. 성남이 한 골을 더 넣을 경우 골득실이 똑같아진다. 골득실이 같을 경우 다득점이 적용된다. 밀린다. 부산은 경기 전 31득점, 성남은 35득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성남은 추가골을 위해 사력을 다했다. 그러나 좀처럼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 순간 포항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부산은 이범영의 선방쇼로 버티다 후반 40분 김은중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성남이 대역전 드라마로 회생하는 듯 했다.

포항과 창원, 경기장 대형스크린의 시간은 90분에서 멈췄다. 포항의 인저리 타임은 4분, 창원은 3분이었다. 이대로 끝나면 그룹A행은 성남의 몫이었다. 2분 뒤 적막을 깨는 골소식이 터졌다. 믿기지 않는 대반전이었다. 부산이 갱없는 드라마를 연출했다. 임상협의 크로스를 박용호가 왼발 슈팅으로 화답했다. 골망이 출렁였다. 피날레 골이었다. 부산은 환희에 젖었고, 성남은 땅을 쳤다. 승점은 동색(40점)이었지만, 단 한 골 차로 세상이 달라졌다. 노는 물이 바뀌었다.

자력 그룹A행이 물건너간 9위 제주의 박경훈 감독은 벼랑 끝이었지만 희망을 품었다.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했다. 최하위 대전을 꺾더라도 부산과 성남이 모두 비기거나 패해야 그룹A행이 현실이 될 수 있었다. 후반 48분 페드로의 결승골이 터졌다. 대전을 2대1로 꺾었지만 '제주발 기적'은 존재하지 않았다.


6위에서 스타트를 끊은 수원도 경우의 수는 존재했다. 하지만 그룹B 추락 확률은 극히 낮았다. 승점 1점이면 충분했고, 수원은 전남과의 홈경기에서 득점없이 비겼다.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6라운드, 그룹A와 B가 마침내 결정됐다. 1~7위 포항(승점 49), 울산(승점 48·골득실 +19), 전북(승점 48·골득실 +17), 서울(승점 46), 수원(승점 41·골득실 +9), 인천(승점 41·골득실 +7), 부산(승점 40·골득실 +6)이 그룹A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게 됐다. 반변 8~14위 성남(승점 40·골득실 +5), 제주(승점 39), 전남(승점 29), 경남(승점 22), 대구(승점 20), 강원(승점 15), 대전(승점 14)은 처절한 강등 전쟁을 벌이는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렸다. 13, 14위는 2부 리그로 강등되고, 12위는 2부 1위팀과 승격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또 그룹A는 우승과 더불어 다음 시즌 3장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 3장이 걸려있다. 꼴찌를 해도 종합 순위는 7위다. 그룹B는 1위를 해도 8위다.

각 팀은 스플릿시스템에서 12경기를 더 치른다. 스플릿 그룹A와 B의 1라운드는 A매치 기간에도 불구하고 일정에 여유가 없어 7일과 8일 재개된다.
수원=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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