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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전남에 비수,포항맨 신영준"전남전 특별한 각오로 준비"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3-08-25 21:45



25일 오후 7시 전남 광양전용구장, '뜨거운 형제' 전남 드래곤즈와 포항 스틸러스가 만났다. '포스코 형제' 맞대결은 언제나 박빙이었다. 경기전 만난 리그 1위 포항의 황선홍 감독은 "혈투가 될 것이다. '제철가 더비'만의 특수성이 있다. 물러설 생각은 전혀 없다"는 말로 제철가 라이벌전의 긴장감을 드러냈다.

전남과 포항의 역대 전적에선 '형님' 포항이 절대우위였다. 7경기 연속 무패(4승3무)를 달렸다. 2010년 7월1일 이후 3년 넘게 포항은 전남에 진 적이 없다. 지난해부터 최근 3경기에서 3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내용적으로는 늘 박빙이었다. 지난해 2번의 맞대결에서 포항은 1대0, 4대3으로 이겼다. 지난 3월30일 올해 첫 맞대결에선 2대1로 이겼다. 한점차, 박빙의 팽팽한 승부를 벌였다. 포항은 최근 5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했다. 모든 기록은 포항의 우세를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황선홍 포항 감독은 "라이벌전에는 순위, 스쿼드를 넘어서는 변수가 있다"고 했다.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전반 34분, 후반 25분 전남 웨슬리, 후반 14분, 후반 27분 포항 황진성이 2골을 기록했다. 웨슬리가 넣으면 황진성이 따라붙는 '난형난제' 대혈투였다.

이대로 승부가 끝나는가 싶던 후반 44분, 승부를 가른 건 이날 후반 조커로 투입된 '전남 유스' 출신 신영준이었다. 고무열의 패스를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극적인 역전승을 완성했다. 광양제철고 출신의 신영준은 2011년 전남에 입단했다. 포항 유니폼을 입고 처음 찾은 광양구장에서 친정에 비수를 꽂았다. 전남팬들은 탁월한 킥력으로 중요한 고비때마다 해결사로 활약해왔던 신영준의 이름을 기억한다. 신영준은 이날 후반 황진성 2번째 동점골의 시작점이 됐다. 결국 후반 막판 천금같은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후 신영준의 활약에 흡족함을 드러냈다. "후반 두번째 골을 허용한 후 어렵지 않나 생각했다. 신영준이 말그대로 천금같은 골을 넣어줬다"며 웃었다. "선발 출전을 오랫동안 고민했다. 신영준은 폭발력이 있기 때문에 상대가 지쳤을 때 들어가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기대보다 너무 잘해준 것같다"고 칭찬했다.

신영준 역시 친정과의 첫 맞대결을 특별한 각오로 준비했다고 털어놨다. "전남전을 오래전부터 생각했었다. 팀에 보탬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팀이 1위를 지킬 수 있어서, 팀이 이겨서 기쁘다" 3년간 전남에 몸담으며 절친한 선후배들과는 경기 후 제대로 인사도 나누지 못했다. 골을 먼저 넣고도, 잇달아 동점골을 허용하다 결국 역전골까지 허용한 전남선수들은 속이 상했다. "씁쓸한 표정만 짓더라. 원망하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왔다"며 민망해 했다. 하석주 전남 감독 역시 트레이드된 선수의 활약에 "솔직히 좀 언짢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신영준의 시즌 첫골, 역전골은 갈길 바쁜 포항에 짜릿한 승점 3점을 선물했다. 2위 전북과의 승점차는 다시 5점으로 벌어졌다. 전남의 1점차 패배 징크스는 가혹했다. '아우' 전남은 '형님' 포항을 상대로 4경기 연속 1점차 패배를 기록했다. 8경기 연속 무승 징크스도 이어가게 됐다.
광양=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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