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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로 윈-윈 영덕군 '지역 살리기 모범답안'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07-29 08:03


◇28일 제1회 영덕대게배 전국유소년축구대회가 펼쳐진 강구대게구장의 모습. 영덕=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한 시즌을 제대로 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훈련지를 첫 손에 꼽을 만하다. 선수와 지도자가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담금질을 펼치느냐에 따라 한 해 농사가 좌우되는 경우는 비일비재 하다. 그런데 이 훈련지를 찾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뿐만 아니라 숙식까지 짧은 거리 내에서 여러 가지를 소화할 만한 입지가 생각만큼 흔치 않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지자체에 축구 경기장 및 연습구장이 우후죽순 생겨 났으나, 모든 인프라를 충족시키는 곳은 많지 않다.

경북 영덕군은 축구인들 사이에 '숨겨진 명소'로 꼽힌다. 영덕군민운동장 뿐만 아니라 강구대게구장, 창포해맞이축구장 등 10면이 넘는 축구장이 자리를 잡고 있다. 산이 병풍처럼 둘러싼 것 뿐만 아니라 바닷가에 인접해 있는 지리 탓에 변덕스러운 날씨를 예상하곤 한다. 하지만 일정한 연평균 기온과 날씨 때문에 훈련과 경기에는 최적의 입지다. 영덕읍부터 강구항 일대까지 이어진 거리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모든 시설이 20분 거리에 밀집해 있다. 지난 24일부터 진행 중인 제1회 영덕대게배 전국유소년축구대회(주최:경북 영덕군, 주관:스포츠조선, SBS ESPN, 비트윈 스포츠&엔터테인먼트)에 참가 중인 유스팀 지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최적의 환경'이라며 엄지를 치켜 세우고 있다. 앞선 대회에서 나온 입소문이 꼬리를 물어 내년 초 전지훈련지 확보를 위한 경쟁까지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타 지역에서 펼쳐졌던 전국 규모 대회가 영덕으로 이동을 결정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영덕군과 축구의 인연은 특별하다. 신태용 전 성남 감독을 비롯해 박태하 전 A대표팀 수석코치, 김진규(서울) 등이 영덕 출신이다. 지역민들이 스스로 '군(郡)기가 축구'라고 외칠 정도다. 강구초-중 축구부는 다른 팀들이 쉽게 갖기 힘들다는 천연잔디 구장 및 숙소, 체육관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축구과 친밀해질 수밖에 없다. 2005년부터는 영덕군청이 스포츠마케팅을 지상과제로 내걸고 적극적인 사업을 펼쳤다. 이 결과 중등축구연맹전과 전국유소년축구대회 개최 등으로 지역 상권까지 활성화되는 효과까지 얻었다. 지자체와 지역민이 모두 윈-윈하는 환경이 구축된 셈이다. 김병목 영덕군수는 "처음엔 주변의 반대도 많았지만, 지금은 군민들이 대회를 기다리는 입장"이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영덕군 관계자 역시 "대회를 치를 때마다 힘은 들지만, 관계자와 지역민의 만족도는 그 이상"이라고 밝혔다.

경기 침체의 그늘이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시-도 지자체 모두 지역 살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이들보다 작은 동해안의 외딴 지자체 영덕군의 사례는 좋은 교훈이 될 만하다.
영덕=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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