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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국전]'A매치 데뷔전' 아픔 씻은 한국영의 만점활약

기사입력 2013-07-24 21:41 | 최종수정 2013-07-24 22:08

[포토] 자상한 홍명보 감독,
2013 동아시안컵 축구 한국과 중국의 경기가 24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렸다. 홍명보 감독이 한국영에게 음료를 건네며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화성=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7.24/

한국영(23·쇼난 벨마레)에게 A매치 데뷔전은 아픔이었다.

한국영은 6월 5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에서 선발 출전했다. 꿈에 그리던 A매치 데뷔전이었다. 김남일과 함께 중원을 지켰다. 그러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장기인 수비는 물론 공격전개까지 어느 하나 만족스러운 것이 없었다. 결국 45분만에 교체돼 나왔다. 한국영은 데뷔전 소감을 묻자 "너무 아쉽죠"라고 했다.

49일만에 두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무대는 동아시안컵이었다. 24일 중국전에 선발로 나선 한국영은 데뷔전의 아픔을 씻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박종우(부산)와 함께 더블볼란치(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한국영은 시종 활발한 기동력과 투지 넘치는 모습으로 한풀이에 성공했다. 전반 12분에는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대포알같은 슈팅을 날렸다. 상대 골키퍼의 슈퍼세이브만 아니었다면 데뷔골을 기록할 수도 있었다. 한국영은 상대의 예봉을 끊는 지능적인 수비와 과감한 공격 가담으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거친 중국축구는 한국영이라는 벽에 막혀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한국영에게 2012년은 악몽이었다.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왼쪽 발등이 부러지는 부상을 했다. 멕시코와 1차전이 열리는 뉴캐슬까지 갔다가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이 과정에서 페이스북에 남긴 '부러져도 좋으니 올림픽까지만 버텨줘'라는 말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팬들로부터 부상사실을 숨겨 팀전력을 저하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악성댓글에 가족들이 상처를 받기도 했다. 그는 절치부심했다. 수술 후 재활을 한 한국영은 이를 악물었다. 그 결과 두달만에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당초 4개월 정도를 예상한 의사가 놀랄 정도였다. 한국영의 복귀로 쇼난은 날개를 달았다. 3연패를 하고 있던 팀은 한국영의 가세로 무패로 시즌을 마감했다. J1-리그로 승격에도 성공했다.

2013년은 그에게 새로운 기회를 안겼다. 한국영은 겨우내 단내나는 훈련으로 기량을 한차원 끌어올렸다. 그는 올시즌 전경기에 출전하며 쇼난에서 빠질 수 없는 선수로 성장했다. 유럽팀들도 그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런던올림픽 이후 무엇보다 간절했던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비는데 성공했다. 사실 한국영은 홍명보 감독이 선호하는 선수 중 한명이다. 부상만 아니었다면 런던올림픽에서도 중용될 가능성이 높았다. 한국영은 중국전 맹활약을 통해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자를 각인시켰다.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볼프스부르크) 김보경(스완지시티) 등 유럽파에 동아시안컵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명주(포항) 하대성(서울)까지. 넘치는 중원 자원에 한국영까지 가세했다.


화성=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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