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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기성용 엄중경고', 이젠 홍명보 감독에 넘기자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7-10 11:34


기성용이 20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진행된 면도기 브랜드 브라운 이벤트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기성용은 결혼 발표 후 첫 공식행사에 참석해 팬들과 만났다.
김보라 기자 boradori@sportschosun.com /2013. 06. 20/

대한축구협회가 10일 '기성용(24) SNS 논란'에 대해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다.

축구협회는 이날 오전 부회장단과 분과위원회 위원장들이 참석, 기성용 문제를 논의했다. 축구협회는 '최근 SNS를 통해 개인적인 견해를 밝혀 물의를 일으킨 기성용과 관련하여 국가대표 선수의 관리와 관련된 책무와 소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겸허히 사과드린다'며 '기성용이 사과와 반성의 뜻을 밝혀 왔으며, 국가대표팀에 대한 공헌과 그 업적을 고려하여, 협회 차원에서 엄중 경고 조치하되, 징계위원회 회부는 하지 않기로 하였다'고 발표했다. SNS 논란에 대한 교육 강화와 함께 재발 방지도 약속했다.

상처는 남았지만 그나마 최선의 결정이다. 이젠 꼬일 대로 꼬인 기성용 SNS 논란의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 이유야 어떻든 기성용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고, 없어야 된다. 더 반성하고, 더 자숙해야 된다. 그의 '손놀림'은 두 번 다시는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다.

그렇다고 기성용에게 모든 비난의 화살을 던지는 것은 가혹하다. 어른들의 잘못도 있다. 여러차례의 경고음에도 수수방관한 축구협회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최강희 전 A대표팀 감독에게도 분명 책임이 있다. 최강희호에서 유럽파는 '천덕꾸러기'였다. 최 감독은 부인하더라도 그들이 느낀 박탈감이었다. 소통의 문을 열고 좀 더 관심을 기울었어야 했다.

논란은 또 다른 논란을 낳을 뿐이다. 더 이상의 논쟁은 소모적일 뿐이다. 브레이크 없이 으르렁거리면 최후의 종착역은 파멸 뿐이다. 지휘봉을 잡은 신임 홍명보 A대표팀 감독에게 공을 넘겨야 한다. 어차피 칼을 쥔 쪽은 감독이다. 선수는 스타든, 아니든 '을'이다.

홍 감독도 그 공을 넘겨 받을 준비가 돼 있다. SNS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이미 머릿속에 있다. 홍 감독은 최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런던올림픽을 치르는 동안 선수들에게 SNS 사용을 자제하도록 했다. 대표팀 내부의 일이 SNS를 통해 밖으로 알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서 내린 조치였다"며 "나의 매뉴얼에 SNS는 없다. 선수들에게 SNS를 사용하지 말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다만 대표팀 소집 기간만큼은 대표팀 내부의 일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선수들은 지시에 따라야 한다.

기성용에 대한 해법도 갖고 있다. 강력한 카리스마의 대명사 홍 감독은 선이 분명한 지도자다. 혈기왕성한 젊은 선수들의 실수는 한 번쯤은 용납한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박주영(아스널)의 병역 논란이 불거지자 기자회견에 동석해 "군대를 안 가면 내가 대신 가겠다"는 말로 잠재웠다. 당시 홍 감독은 박주영이 기자회견를 열어 해명하지 않았다면 런던올림픽 최종엔트리에서 제외할 계획이었다.

기성용도 마찬가지다. SNS 논란이 일어나자 이미 행보를 시작했다. 기성용이 5일 사과문을 발표하기 전 홍 감독과도 교감이 있었다. 시인할 것인 있다면 한 점 의혹없이 깨꿋하게 밝히고, 남자답게 용서를 구하라고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 보호와 관리는 사령탑의 기본적인 임무다. 홍 감독은 보호가 우선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 다음이 관리다. 관리에도 엇나갈 경우 냉혹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문제를 일으킬 때에는 먼저 설득에 나설 것이다. 선수 중에는 일일이 지적을 해야 하는 선수도 있지만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깨닫는 선수도 있다. 계속 지적을 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선수가 있다면 팀을 위해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 홍 감독의 철학이다.


SNS 논란에 더 이상 발목 잡혀서는 안된다. 기성용도 한국 축구의 소중한 자산이다. K-리그에서 성장해 유럽 진출에 성공했고, 스코틀랜드 셀틱을 거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에 안착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2012년 런던올림픽 사상 첫 동메달 환희에 그의 이름 석자가 있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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