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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둔 포항이 고민에 빠졌다.
"올 것이 왔다. 위기다." 황선홍 포항 감독의 진단이다. 그는 "사실 전반기가 위험하다고 생각했는데, 백업 선수들이 잘 해줬다"면서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변수도 많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선수 한 명 없는 포항이 로테이션을 가동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여름 이적시장이 열렸으나, 구단의 반응은 냉랭하다. 전남과 맞트레이드로 측면 미드필더 신영준을 받았으나, 그 이상은 무리라는 생각이다. 어려운 여건이다. 황 감독은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면서 "멀리 생각해야 한다. 젊은 선수들이 준비를 잘 해주는 수밖에 업다"고 입맛을 다셨다.
주전과 백업을 적절하게 배합한 로테이션이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상대에 따른 완급조절 역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황 감독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는 "우리 팀엔 프로 1~2년차 선수들이 많다. 흐름을 빼앗기면 쉽게 올라서기 힘들다"면서 "다음 경기를 생각하고 아끼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매 경기 전력투구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선두 수성이 쉽지 않은 구도다. 변수는 넘쳐나고 견제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인천전에서 역전패한 뒤 치른 서울전도 격전이었다. 전북 성남 수원 등 기라성 같은 상대와의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는 현실상 추락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황 감독은 그저 차분하게 흐름을 바라볼 뿐이다.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는 없다. 우리 방식대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그게 최선이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