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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日 브라질전 완패조차 부러운 이유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06-16 13:35


◇지난 2011년 8월 10일 일본 홋카이도의 삿포로돔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일본 대표팀 선수단이 득점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삿포로=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야심차게 2013년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 나섰던 일본이 홈 팀 브라질에 완패했다.

일본은 16일(한국시각) 브라질리아의 나시오날 스타디움에서 가진 대회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브라질에 0대3으로 패했다. 경기시작 3분 만에 네이마르(바르셀로나)의 논스톱 중거리슛에 실점한 일본은 후반 3분 파울리뉴(코린티안스), 48분 조(아틀레찌쿠 미네이루)에게 잇달아 실점하면서 3골차 패배를 당했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일본 대표팀 감독은 가가와 신지(맨유)와 혼다 게이스케(CSKA모스크바) 나가토모 유토(인터 밀란) 하세베 마코토(볼프스부르크) 등 주력 자원을 총동원 했으나, 별다른 찬스도 잡아보지 못한 채 경기를 마무리 했다. 자케로니 감독은 경기 후 "이른 시간 실점하면서 분위기를 넘겨줬고, 카타르에서 브라질까지 장거리 이동을 하면서 누적된 피로도 문제였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지난해 10월 폴란드에서 브라질과의 친선경기(0대4 일본 패)에 나서기도 했던 나가토모는 "중학생과 프로의 맞대결 같았다. 8개월 전과 비교해 오히려 실력차가 벌어졌다"고 고개를 떨궜다. 가가와 역시 "승리를 위한 마음가짐을 보여주지 못했다. 화가 난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일본 언론들은 브라질전 결과를 두고 대부분 '일본 답지 못한 경기를 펼쳤다'며 패배 원인을 찾으면서 제 몫을 못한 일부 선수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브라질전 완패로 시작부터 분위기가 처졌다. 남은 승부도 쉽지 않다. 유로2012 준우승팀인 이탈리아, 북중미 챔피언 멕시코와의 맞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세계 도박사들이 일본의 조별리그 탈락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점치는 게 당연해 보인다. 일본 내에서도 비관적인 분위기다. 이럼에도 컨페더레이션스컵은 일본에게 실보다 득이 더 많은 대회다. 월드컵 우승팀과 대륙 챔피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컨페더레이션스컵 참가 및 체류 비용은 모두 FIFA가 부담한다. 성적에 따라 상금까지 부여된다. 때문에 일본 입장에선 A매치데이 일정을 따지고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FIFA랭킹 상위 3팀과 맞대결 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인 셈이다. 또한 1년 앞으로 다가온 본선 현지 답사 및 환경적응 대책 마련 등 실리를 취할 수 있다. 이번 대회에 일본 대표팀 선수단 외에 일본축구협회(JFA)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것은 이런 실리를 최대한 얻기 위한 포석이다.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 우승에 조광래호가 사활을 걸었던 이유를 일본이 증명하고 있다. 한국이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탓에 본선 준비를 시작도 하지 못한 상황과 비교하면 부러울 따름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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