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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극적 8강행 비결은, 인내와 집중력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5-21 21:59 | 최종수정 2013-05-21 22:04


FC서울이 21일 오후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베이징 궈안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을 펼쳤다. FC서울이 베이징궈안에 3대1 역전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종료 직전 고명진이 쇄기골을 성공시키자 환호하고 있는 최용수 감독과 FC서울 선수들.
상암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5.21

그라운드는 전쟁터다. 갱은 없다.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출발은 슬펐다. 전반 8분 순간의 방심이 화를 낳았다. 왼쪽 윙백 김치우의 백헤딩이 상대 공격수 카누테의 발끝에 걸렸다. 그의 발을 떠난 볼은 골대를 맞고 골망을 출렁였다. 선제골을 허용했다.

단두대 매치였다. 1차전을 득점없이 비겼다.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무승부는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1대1로 비겨도 8강 진출의 티켓은 상대팀의 몫이었다. 무조건 이겨야 8강에 오를 수 있었다.

FC서울이 역전승을 일궈내며 천신만고 끝에 8강에 진출했다. 서울이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3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에서 베이징 궈안을 3대1로 물리쳤다. 1, 2차전 합계 3대1로 승리, 16강 관문을 통과했다.

인내와 집중력이 빛을 발했다. 극적인 8강행이었다. 승리의 여신은 60분 동안 서울에 마음을 열지 않았다. 후반 14분에는 몰리나가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데얀이 실축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실패했다. 추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듯 했다.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16분 잠겼던 베이징의 골망이 드디어 열렸다. 윤일록이 크로스한 볼이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 맞고 혼전 상황이 연출됐다. 이를 아디가 가로채 동점골을 터트렸다. 한 골로는 부족했다. 전열을 재정비한 후 다시 공격에 고삐를 바짝 죄었다.

8분 뒤 결승골이 터졌다. 고요한이 크로스한 볼이 수비수 몸맞고 흘러나왔고, 윤일록이 오른발 강슛으로 해결했다. 2-1, 8강행의 키는 다시 서울로 넘어왔다.

그리고 두 팀의 난타전이 시작됐다. 서울과 베이징, 한국과 중국 수도팀의 충돌이었다. 양국 프로축구의 자존심이 걸린 한 판이었다.

후반 35분 카누테가 경고 2회로 퇴장당했다. 서울이 수적으로 우세했다. 하지만 7분 뒤에는 아디가 경고 2회로 레드 카드를 받았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장신신이 역시 두 번째 경고를 받아 그라운드에서 퇴출됐다.


9대10, 동점골을 터트리기 위해 사력을 다하던 베이징은 역습에서 다시 무너졌다.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에어리어 박스 밖에서 골키퍼에 앞서 볼을 따낸 고요한이 크로스를 올렸다. 고명진의 발끝에 걸렸다. 골문에 상대 수문장은 없었다. 피날레 골을 터트리며 대미를 장식했다. 8강행 축포였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환희에 젖었다. 그는 "K-리그의 자존심을 지켰다. 후반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전반 선실점 후 라커룸에선 불안한 그림자가 지배를 했다. 올시즌 90분을 나누고 보면 전반의 안좋은 모습이 후반에도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러나 스스로 내 자신을 믿었다. 후반 반전 드라마를 쓴 계기였다. 8개팀으로 좁혀지는 상황에서 마지막 정상까지 갈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며 기뻐했다.

반면 적장인 세르비아 출신 알렉산더 스타노예비치 감독은 "전반에는 좋은 결과를 보였는데 후반에 수비들의 실수로 인해 좋지 않은 결과를 보였다. 모든 점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수비실수로 베이징은 다음 라운드에 나가지 못해 유감"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ACL 8강전은 대진 추첨에 이어 9월 열린다.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이다.

서울과 함께 16강에 오른 전북은 22일 오후 7시 가시와 레이솔(일본)과 원정경기를 갖는다. 안방에서 열린 1차전에서 0대2로 패해 원정길이 무겁다. 2차전에서 3골 이상 터뜨리고 2골차 이상으로 이겨야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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