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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유망주' 프로 첫 인터뷰, 최보경 "항상 4번째 선수였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3-05-20 18:01 | 최종수정 2013-05-21 08:29


최보경(오른쪽). 사진제공=울산 현대

'최고의 유망주'였다. 전남 유스(광양제철중) 시절에는 올해의 중학교 선수상도 받았다. 동국대를 졸업한 2011년에는 신인 드래프트 최대어로 꼽혔다. 전체 2순위로 선발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프로 선수가 되면서 빛을 잃었다. 1순위로 울산 유니폼을 입었지만, 강력한 스쿼드에 밀렸다. 좀처럼 1군 무대 출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2년을 인내했다. 이제 서광이 빛추고 있다. 그토록 원했던 출전 기회가 잦아지고 있다. 울산 현대의 수비수 최보경(25)이다.

최보경은 "지난 2년 동안 너무 힘들었다. 울산 스쿼드가 너무 좋았다.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 이 용(광주) 오반석(제주) 신진호(포항) 등 동기들이 그라운드에서 활약하는 것을 보니 미치겠더라. 다 내려놓고 싶었다. 한 번만 프로무대에서 뛰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최보경은 데뷔시즌(2011년)에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2군을 전전했다. 지난시즌 팀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클래식을 병행하면서 겨우 프로에 데뷔할 수 있었다. 그는 항상 '4번째 선수'였다. 최보경은 "나는 울산의 4번째 선수였다. 지난해에도 중앙 수비진에서 곽태휘 강민수 이재성에 이어 4번째였다. 18명 출전 명단에 포함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올시즌도 마찬가지다. 곽태휘와 이재성이 각각 이적과 군입대로 전력에서 빠졌지만, 쟁쟁한 후보들이 버티고 있었다. 이번 시즌 울산의 중앙 수비에는 최성환 김치곤 박동혁 강민수 등이 버티고 있다.

최보경의 주 포지션은 중앙 수비수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지난시즌부터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되고 있다. 포지션을 변경했음에도 최보경의 입지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 호와 에스티벤이 빠진 공백을 김성환과 마스다가 메웠다. 김동석까지 버티고 있어 최보경은 미드필드진에서도 4번째 선수다. 누군가 다쳐야 겨우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최보경은 최근 좋은 경기력으로 김호곤 울산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올시즌 벌써 7경기에 출전했다. 최보경은 "교체로 벤치에 앉아있는 것만해도 행복하다. 그런데 출전 기회도 얻고 있다. 이제 조금씩 미드필더로 자신감을 찾아간다. 패스할 곳이 보인다"고 했다.

사실 지난시즌 임대를 생각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러나 코칭스태프와 '절친' 김신욱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힘들 때 의지할 곳이 필요했다. 당시 코치님들과 신욱이, 선배들이 나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었다."

최보경은 '투지의 사나이'다. '공은 빠뜨려도 사람은 막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또 '남들보다 한 발 더 뛰자'는 투지도 불사르고 있다. 김 감독은 "최보경은 조금 느리긴 하지만, 킥이 좋은 선수다. 힘도 좋아 스크린 플레이에도 능하다"고 칭찬했다.

최보경은 "프로 선수가 됐을 때 빨리 주전자리를 꿰차 이름을 알려보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하루살이'다. 내가 조금만 다치면 다음 선수가 내 자리를 넘본다. 그래서 발목 부상을 해도 운동을 쉬지 않는다. 당장 앞에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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