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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
양팀 서포터스들의 자존심 싸움도 시계가 멈췄다. 매 경기 으르렁대던 서포터스들은 자연스럽게 '앙숙' 관계를 청산했다. 벗(友)이 됐다. 수원 서포터스들은 한 순간에 팀을 잃은 안양 서포터스들을 위로하며 지냈다. 10년 간 팀 창단을 위해 노력하던 안양 서포터스들을 돕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뒤 멱살잡이를 할 정도로 격렬한 충돌이 있긴 했어도 수원 서포터스는 안양과 K-리그 최고의 라이벌로 불리던 '그 때 그 시절'이 그리웠다. 안양 서포터스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수원-FC서울의 슈퍼매치 때마다 경기장을 찾아 수원을 응원했다.
2013년 2월 2일, 안양에 봄이 왔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프로 팀이 생겼다. 안양은 '지지대 더비'를 꿈꿨다. 노는 물은 달랐다. 수원은 K-리그 클래식, 안양은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였다. 그러나 꿈은 이뤄졌다. FA컵 무대에서 '지지대 더비'가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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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팀 서포터스들은 '북벌 연대'를 맺기도 했다. '하나의 적' FC서울을 격파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라는 속담처럼 '지지대 더비'도 10년 만에 전쟁이 아닌 '화합의 장'으로 변한 모습이었다.
경기 내용은 10년 전과 판박이였다. 수원의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먼저 웃은 쪽은 안양이었다. 후반 7분 공격수 정재용이 선제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후반 43분 안양에 암운이 드리웠다. 수비수 정현윤의 자책골로 다잡은 승리가 날아갔다. 수원은 이틈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서정진의 역전골로 2대1로 승부를 뒤집었다. 수원은 2003년 10월 8일 마지막 '지지대 더비'에서도 나드손의 역전골로 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안양=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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