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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지만 결승골을 넣어 기쁘다. 결승골은 내가 넣었지만 오늘 경기는 고요한이 칭찬받아야 한다." 결승골을 터트린 데얀의 소감이이었다.
고요한의 날이었다. 고요한이 2골-1도움을 기록하는 원맨쇼로 8분의 기적을 연출했다. FC서울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9라운드 강원과의 홈경기에서 0-2로 뒤지다 후반 34분부터 8분간 3골을 몰아치며 3대2로 역전승을 거뒀다.
그는 "100번째 경기에서 팀이 승리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어서 기쁘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면서 우리가 더 좋은 찬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나에게 좋은 기회가 온 것 같다"며 "첫 골을 넣었을 때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이런 경기를 통해서 내 이름을 알릴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지난해 오른쪽 윙백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올해 차두리가 둥지를 틀면서 미드필더로 복귀했다. 고요한은 "지난 시즌 오른쪽 수비수로 이동했을 때 솔직히 속상했다. '키(170㎝)가 작아 수비를 못한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기분이 좋지 않았다. 수비도 나름 해보니까 재밌긴 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수비수가 아니다. 미드필더이자 공격수다.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이름을 알리고 싶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공격 루트가 다변화 되고 있다. '데몰리션(데얀과 몰리나)'에 집중된 골이 국내 선수들로 분산되고 있다. 그는 "장쑤 원정 경기에서 고명진과 윤일록의 골이 터져 다행이다. 경기 전에 명진이 형에게 '훈련 때처럼 골을 넣어 달라'고 부탁했는데 진짜 들어갔다. 명진이 형이 연습 땐 중거리슛을 잘 넣는다"며 웃은 후 "오늘 경기를 앞두고는 명진이 형이 경기 직전에 '네가 오늘 뭔가 할 것 같다'고 하더라. 진짜 2골이나 나왔다. 신기하다"며 다시 미소를 드러냈다. 그리고 "데얀과 몰리나가 득점 루트지만 올해는 모든 선수들이 골을 넣을 수 있는 상황이다. 공격적으로 더 강해졌고 선수들의 조직력도 더 잘 맞고 있다. 오늘 활약을 보더니 데얀이 앞으로 내 마음대로 슈팅을 시도하라고 하더라"고 다시 웃었다.
고요한은 "선수라면 누구나 목표는 국가대표다. 나 또한 계속 좋은 선수로 성장하고 싶고 대표팀도 물론 욕심이 난다"고 덧붙였다.
한편, 데얀은 역전승에 대해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다. 후반전에 내가 믿을 수 없게도 결승골을 넣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승점 3점을 획득했다는 것과 부리람과 전북과의 경기 직전에 승리했다는 것이다. 우리팀은 클래식에서 챔피언이 되기 위해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은 5월 1일 부리람과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지어 결과는 의미가 없다. 5월 5일에는 전북과의 원정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데얀은 "그동안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는데 기분 좋은 짜릿한 승리를 선물해드린 것 같아 기쁘다. 부리람과 전북전에서도 많은 팬들이 응원해 주시면 더욱 힘을 낼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