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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우라와전 그라운드 안팎에서 전운 감도는 이유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04-08 09:18 | 최종수정 2013-04-08 09:29


우라와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F조 3차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19분 역전골을 터트린 이동국이 우라와 서포터즈 관중석 앞을 질주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이타마(일본)=사진공동취재단

우라와 레즈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F조 조별리그 4차전을 앞둔 전주월드컵경기장 안팎에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일전 필승을 노리는 전북 선수들과 욱일승천기의 경기장 반입을 막으려는 구단 프런트가 각각 각개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전북은 상승세가 눈에 띈다. 지난 3일 우라와 원정에서 1.5군을 내세우고도 3대1로 역전승을 거뒀다.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당시 전북은 K-리그 클래식에서 1무1패로 주춤한 상태였다. 우라와전에서 자칫 패하기라도 하면 긴 침체기로 빠질 수 있는 위기였다. 그러나 역전승을 통해 전북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1골-2도움의 활약을 펼친 이동국(34)은 ACL 통산 19호골을 기록하며 최다득점 1위로 올라서는 겹경사까지 맞이했다.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4차전에서는 3차전과 다른 그림이 그려진다. 파비오 전북 감독대행은 체력을 회복한 주전선수들을 전부 투입시킬 예정이다. 시선은 오직 승점 3점만을 향해 있다. 현재 F조에서 승점 5(1승2무)로 광저우 헝다(승점 7·2승1무)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전북은 4차전에서 우라와(승점3·1승2패)를 제압한다면 16강 진출에 8부 능선을 넘게 된다. 남은 2경기에서 승점 1점만 따내도 16강 진출(승자승 원칙)을 확정한다. 안방에서 치르는 5차전 상대는 F조 최약체인 무앙통 유나이티드(승점1·1무2패)라 승점 1점 이상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반면 우라와전에 패한다면 최종전인 6차전 광저우 원정까지 피말리는 순위 싸움을 펼쳐야 한다.

우라와전 2연승은 승리 이상의 의미가 있다. 16강행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다면 리그 경기에 더 집중하며 선수 운용에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또 6년전의 뼈 아픈 패배에 대한 완벽한 복수라는 의미도 있다. 2007년, ACL 2연패를 노리던 전북은 8강 길목에서 우라와를 만났고 오심과 편파판정으로 4강행 문턱에서 무릎을 꿇었다.


사이타마(일본) = 사진공동취재단
전북 프런트는 그라운드 밖에서 또 다른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1000명 이상 경기장을 찾을 우라와 팬들과의 전쟁이다. 경기장 내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 반입을 제한하기 위해 경찰의 도움을 받아 팬들의 소지품을 모두 검사하기로 했다. 전북 관계자는 "경찰의 협조를 얻고 있다. 경찰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사복 경찰을 포함해 많은 인원을 경기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만약 우라와 팬이 검사를 거부한다면 입장 시키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주성에 전운이 감도는 이유는 지난 3차전에서 욱일승천기 응원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당시 경기 전날 열린 매니저 미팅에서 양구단은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해 욱일승천기의 경기장 반입을 금지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경기 당일 욱일승천기가 응원석에 버젓이 등장했고 전북은 우라와 관계자들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직접 욱일승천기 사진을 찍어 증거 자료로 제출했다. 우라와는 관중에게 주의와 경고를 줬다고 해명했다. 이후 우라와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팬들에게 욱일승천기 반입 금지에 대한 공지를 띄었다.

4차전을 앞두고도 욱일승천기 반입 금지에 대한 양구단 합의가 이뤄졌다. 전북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공문을 보내 협조까지 요청했고 혹시 일어날지 모를 팬들간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경찰병력까지 대거 투입하기로 했다. 또 전북은 보도자료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전주성을 찾는 홈팬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고 있다. 전북 관계자는 "축구는 축구로만 봐달라. 정치적 응원이나, 일본을 모욕하는 응원을 하지 않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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