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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B 성공' 전북, 이적시장 '큰 손' 힘 나오나?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04-07 16:12 | 최종수정 2013-04-08 08:06


전북 에닝요(위). 스포츠조선DB

11일동안 K-리그 클래식 2경기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2경기씩 총 4경기를 치러야 하는 빡빡한 일정이다. 3~4일을 쉬고 한 경기씩 치른다. 예전 같으면 걱정이 앞섰을 것이다. 지난 시즌 주전들의 체력 저하와 수비수들의 줄부상으로 일찌감치 ACL을 조별리그에서 접어야 했다. 그러나 올시즌은 다르다. 여유가 생겼다. 케빈 이승기 송제헌 박희도 정인환 이규로 정 혁 이재명 등 8명의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한 전북은 완벽한 '더블 스쿼드'를 갖췄다. K-리그 클래식과 ACL을 더블 스쿼드로 병행하는 로드맵으로 시즌을 맞이했다.

3월 한달 간, 주전 선수들을 풀가동했다. 그러나 주전들의 체력 저하가 우려되는 3월 30일부터 4월9일까지의 4연전이 첫 고비였다. 시즌 처음으로 준비해온 더블 스쿼드가 본격 가동됐다.

지난 3일 열린 우라와와의 ACL 조별리그 F조 3차전 원정경기에서 주전을 대거 뺐다. 주전 골키퍼 최은성 대신 권순태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이승기와 에닝요, 윌킨슨, 케빈 등이 선발 멤버에 합류했다. 이전 경기와 비교하면 베스트 11 중 5명이 교체된 새로운 '닥공(닥치고 공격)'이었다. 초반에는 불협화음을 냈다. 우라와에 주도권을 빼앗기며 색깔을 내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에 이동국이 가세하면서 전북의 닥공은 위력을 되찾았다. 후반전만 뛰며 1골-2도움을 기록한 이동국의 활약에 3대1로 역전승을 거뒀다.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더블 스쿼드의 또 다른 밑그림이 그려졌다. '플랜 B'였다. 권순태를 비롯해 왼쪽 측면 수비수 이재명, 중앙 미드필더 박세직-김상식, 최전방 공격수 김신영 등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백업 멤버들이 출전기회를 얻었다. 케빈 서상민 최은성 등 주전들의 체력을 보충하는 반사 이익을 노렸다.

파비오 전북 감독 대행은 자신이 있었다. "일본원정 후 바로 홈경기라 체력적으로 힘든면이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경기를 승리로 이끌며 선수단 분위기가 올라가고 있어 제주전도 충분히 자신있다"고 했다. 브라질에서 동계훈련을 하며 꾸준히 연습한 플랜 B였다. 자신감은 승점 3으로 연결됐다. 주전들의 체력 보충과 승점 3점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우라와전과 제주전을 통해 '녹색 독수리' 에닝요의 건재함도 확인했다. '오른발 스페셜리스트' 에닝요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 2방에 우라와와 제주가 무릎을 꿇었다. 부상에서 회복한 이승기까지 전력에 가세해 선수 운용의 폭이 넓어졌다.

전북은 9일 안방에서 4연전의 마지막 단추인 우라와전을 치른다. F조에서 1승2무로 2위에 올라 있어 이번 경기를 승리로 가져가면 16강 진출에 파란불이 켜질 수 있다. 우라와와의 1차전과 제주전을 통해 주전들이 체력을 비축해 정예 멤버를 가동할 수 있다. 더블스쿼드의 완성도를 확인할 수 있는 경기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큰 손'으로 군림했던 전북의 '닥치고 영입' 작전이 시즌을 거듭할 수록 힘을 내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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