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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치는 남자' 정대세 "두리 형과 싸우겠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3-03-27 12:22


정대세. 사진제공=수원 삼성

"(차)두리 형과 측면에서 싸우겠다."

'인민 루니' 정대세(수원)가 '차미네이터' 차두리(FC서울)와의 정면 대결을 선포했다.

정대세는 27일 서울 중구 충무로 세종호텔에서 열린 '푸마 조인식'에서 차두리와의 맞대결을 묻는 질문에 "측면에서 두리 형과 측면에서 싸우겠다"며 당당하게 밝혔다.

이어 차두리와의 강한 몸싸움에 대해선 "때려야 하나? (웃음) 농담이다. 몸싸움이 거칠어지면 악수해서 넘어가고, 그 다음에는 나도 세게 나가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보였다.

정대세는 독일에서 차두리와 '친형제'처럼 지냈다. 지난해 말 수원 이적에 갈팡질팡하던 시기에 독일에서 차두리와 만나 거취 상담을 했을 정도다. 차두리는 수원을 추천해주기도 했단다. 당시 차두리도 귀향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고 한다. 정대세는 수원행이 확정되자 차두리의 FC서울행을 원했다고 고백했다. 정대세는 "두리 형이 서울에 가는 것을 원했다. 수원-서울의 '슈퍼매치'는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서울에 가는 것을 원했다"고 말했다.

정대세는 독일에서 차두리와 친형제처럼 지냈다. 정대세는 "2월에도 두리 형 집에 놀러가서 식사를 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젠 K-리그 클래식 최고의 라이벌이 됐다. 차두리가 25일 서울 유니폼을 입은 뒤에는 선뜻 연락을 하지 못했단다. 정대세는 "서울과의 슈퍼매치가 민감해서 연락을 안했다"고 했다.

정대세의 귀여운 시샘은 그라운드 밖에서도 이어졌다. 정대세는 '차두리가 찍은 광고 중 내가 했으면 더 잘했을 것 같은 광고'로 '우루사' 광고를 꼽았다. 정대세는 "'우루사' 광고다. 내가 찍었으면 더 좋았을걸"이라고 농을 던졌다.

정대세는 수원에서 3경기를 소화했다. 점점 팀에 녹아들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정대세는 자신의 플레이에 30점 밖에 주지 않았다. 아직 마수걸이 골은 신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대세는 "플레이는 만족할 만하다. 그러나 공격수는 골을 넣고 결과는 낸 선수가 좋은 평가를 받는다. 내 점수는 30점이다. 한 골을 넣으면 80~90점이었을 것이다. 내용이 좋으니 시간문제다. 한 골만 넣으면 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대세가 체험한 K-리그 클래식의 수준은 어떨까. 정대세는 "K-리그 클래식에서 뛰어보기 전 많은 분들이 수비수들이 거칠고 세다고 하더라. 계속 생각하고 있었는데 예상보다는 세지 않았다. 독일에서 거친 수비수들이 많았다. 충격은 없었다"고 말했다.

정대세는 '만능 엔터테이너'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화려한 리프팅 뿐만 아니라 피아노 연주도 선보였다. 그라운드에선 성난 사자의 이미지이지만, 밖에선 부드러운 남자였다. 정대세는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피아노를 시켜서 싫었다. 그런데 어제 어머니께 피아노 연습 동영상을 보내드렸는데 눈물을 흘리셨다고 하더라. 이젠 피아노를 배운 것이 좋다"고 했다.

정대세는 유창한 어학실력도 뽐냈다. 일본어, 영어, 독어, 포르투갈어 등 4개국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했다. 정대세는 "학생 때 영어로 얘기하는 사람들이 너무 멋있어 보여 공부했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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