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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뚜껑 열린 클래식, 그 속을 살펴보니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3-03-03 18:29 | 최종수정 2013-03-04 08:22


지난시즌 성적부진으로 안익수 감독이 새 사령탑에 오른 성남일화와 서정원 감독체제로 개편된 수원삼성이 3일 성남탄천종합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을 펼쳤다.
수원 오장은과 성남 김성준이 치열하게 볼을 다투고 있다.
성남=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3.03/

뚜껑이 열렸다.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의 막이 올랐다. 스포츠조선은 2일과 3일 첫 문이 열린 전국 7개 구장을 모두 커버했다. 그라운드의 거친 숨소리와 함께하며 달라진 흐름을 점검했다. 결과적으로 큰 이변은 없었다. 7경기 가운데 4경기에서 희비가 엇갈렸고, 3경기는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6개 사령탑(수원, 성남, 대구, 부산, 대전, 전북)이 첫 수능을 치렀다. 서정원 수원 감독과 파비오 전북 감독대행이 첫 승을 신고했다. 올시즌 첫 라운드의 속살을 공개한다.

서정원과 안익수의 데뷔전, 점수는?

서정원 수원 감독은 샌트럴코스트(호주)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이하 ACL) 1차전에서 "우리팀이 가진 경기력의 50%밖에 보여주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개막전에서 베스트11을 그대로 기용했다. 3일 성남과의 원정 개막전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며 2대1 승리를 이끈 서정진은 '서정원의 축구'에 대해 "공격 방향에서 흐름을 끊지 않고 바로바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미드필드에서 백패스를 싫어하시기 때문에 절대 안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개막전에서 15개의 슈팅을 쏘아올렸다. 좌우 윙백 홍 철-홍순학의 활발한 오버래핑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공격에 치중해 뒷공간을 내주는 수비력은 문제였다. 중앙수비수들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2경기 연속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정대세의 팀 적응도 과제다.

안익수 성남 감독은 지난해 부산에서 '질식수비'의 대명사였다. 비록 패전의 멍에를 안았지만 수원전에서 공격 축구를 지향했다. 전반전 7개의 슈팅 중 4개가 유효슈팅으로 기록됐다. 후반에도 3개의 슈팅 모두 유효슈팅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갈 길은 남았다. 공격의 속도에서 수원에 밀리지 않았지만 고민은 수비라인이었다. 왼쪽 측면에 허점이 있었다. 중앙수비의 호흡도 과제로 남았다. 제파로프와 이승렬은 이날 비자 문제 등 이적서류 미비로 개막전에 뛰지 못했지만 조만간 그라운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북 '닥공' 위력은 여전, '닥수'는 다음에

무앙통(태국)과의 ACL 조별리그 1차전에서 보여준 전북의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트레이드마크인 '닥공(닥치고 공격)'은 엇박자를 냈고, 새롭게 준비한 '닥수(닥치고 수비)'는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파비오 감독 대행도 이러한 평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3일 대전과의 개막전에 앞서 "내용이 좋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한다. 선수들도 알고 있다. 소통을 통해서 분위기를 새롭게 잡았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전북은 달라진 모습이었다. 이동국을 축으로 한 공격진의 파괴력이 많이 좋아졌다. 주포 이동국과 케빈은 나란히 골을 터뜨렸고, 레오나르도, 서상민 등 공격형 미드필더의 움직임도 좋았다. 수비는 대전이 이렇다할 공격장면을 만들지 못해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다음경기 상대인 전북을 분석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김호곤 울산 감독은 "역시 강팀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원한 강자, 약자는 있다, 없다?

기업과 시도민구단의 경기력 차는 존재했다. 강등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대구, 인천, 경남, 강원, 대전 등 5개 시도민구단 중 단 한 팀도 웃지 못했다. 대구는 2일 울산에 1-0으로 앞서다 경기 종료 직전 2골을 허용하며 1대2로 역전패했다. 지나친 수비 축구가 오히려 독이었다. 일찌감치 문을 잠그다보니 막판 집중력 저하로 이어졌다. 대전은 3일 전북에게 3대1로 완패했다. 강원은 희망이었다. 기업구단 가운데 중위권 전력인 부산에 0-2로 끌려가다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2대2로 균형을 이뤘다.

기업과 시도민구단끼리의 간격은 크지 않았다. ACL 장쑤(중국)와의 1차전에서 5골을 폭발시킨 FC서울은 외국인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는 포항과 2대2로 비겼다. 포항의 영리한 경기 운영이 돋보였다. 전남-제주(제주 1대0 승), 성남-수원전도 명암은 있었지만 경기 내용은 팽팽했다. 유일한 시도민구단의 충돌이었던 인천-경남전은 득점없이 비겼다. 그러나 경기력은 질적으로 떨어졌다.

첫 단추를 뀄다. 전력이 모두 공개됐다. 기업구단은 공격, 시도민구단은 선수비-후역습으로 첫 문을 열었다. 2라운드의 두뇌 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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