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인민루니' 정대세(수원)를 놓고 반신반의했다. 물론 능력은 충분했다. 훈련에서 보여준 몸싸움과 쇄도할 때의 스피드, 슈팅력은 K-리그에서도 수준급이었다. 전날 서정원 수원 감독은 "몸상태는 충분하다"고 했으나 미덥지 못했다.
하지만 역시 경기 감각이 문제였다. 팀과 겉돌았다. 중원을 형성한 김두현, 오장은과의 호흡이 완벽하지 못했다. 좌우에서 올라오는 크로스에도 타이밍을 확실하게 맞추지 못했다. 마음만 앞섰다. 정대세는 후반 37분에야 제대로 된 슈팅을 할 정도였다.
정대세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수원 선수들 전체가 몸이 무거웠다. 아직은 손발도 맞지 않았다. 짧은 패스 위주의 플레이가 아직 정착되지 못했다.경기 내내 센트럴코스트의 주변만 맴돌았다.
정대세가 부진한 대신 골키퍼 정성룡은 빛났다. 정성룡은 선방을 이어갔다. 특히 후반 들어 한국 A대표팀 주전 골키퍼로서의 역량을 보여주었다. 후반 9분 수비진의 어이없는 실수에 이은 위기를 선방으로 넘겼다. 최고의 상황은 후반 40분이었다. 곽강선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핸드볼 파울을 범했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하지만 이 페널티킥을 막아냈다. 0대0 무승부를 이끌었다. 귀중한 원정 승점 1점을 지켜낸 순간이었다.
이날 정대세의 부진으로 서 감독은 고민에 빠지게 됐다. 서 감독은 '볼터치부터 공격적으로'를 주문할만큼 공격축구를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첫 경기부터 무기력한 공격력을 보이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K-리그 클래식 첫 경기까지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