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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노 감독 취임, 박주영에겐 기회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02-19 10:50 | 최종수정 2013-02-19 10:50


◇박주영. 사진출처=셀타비고 구단 페이스북

박주영(28·셀타비고)의 운명이 안갯속이다.

셀타비고를 이끌던 파코 에레라 감독(60)이 경질됐다. 셀타비고는 19일(한국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에레라 감독과 결별하고 아벨 레시노 감독(53)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스페인 현지 언론들이 하루 전 에레라 감독 경질과 레시노 감독 선임 움직임을 전했는데, 불과 하루도 지나지 않아 결정이 난 셈이다.

경질 이유는 성적부진이다. 에레라 감독은 지난 시즌 세군다리가(2부리그)에서 셀타비고를 2위에 올려 놓으면서 프리메라리가 승격에 성공했다. 올 시즌 초반만 해도 승패를 오가면서 중위권을 지켰으나, 중반이 넘으면서 무승 부진에 휘말렸다. 셀타비고는 리그 24경기를 치른 현재 승점 20으로 전체 20개 팀 중 18위에 그치고 있다. 강등 위협이 목전으로 다가오자 에레라 감독이 희생양이 됐다.

에레라 감독은 한때 박주영의 든든한 조력자였다. 지난 시즌 아스널에서 설 자리를 잃고 방황하던 박주영에 손을 내밀었다. 임대가 확정된 후 발라이도스 스타디움에서 박주영을 격려하면서 "제 몫을 충분히 해 줄 선수"라고 추켜 세웠다. 리그 중반까지 선발과 교체로 꾸준히 기회를 부여하면서 신뢰감을 표했다. 그러나 박주영이 생각만큼 공격포인트를 뽑아내지 못하면서 점점 고개를 돌리기 시작했다.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고, 기회 자체를 부여하지 않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에레라 감독 경질이 박주영에게 '약'이 될 수도 있는 배경이다.

레시노 감독은 현역시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골키퍼로 활약했다. 1990년에는 13경기 1275분 간 무실점을 기록하며 세계 기록을 세웠고, 그해 최소 실점으로 프리메라리가 최고 골키퍼에 주어지는 사모라상을 차지했다. 2005년 지도자로 변신한 뒤 스페인 내에서만 6팀을 거쳤다. 지난해 1월 22일에는 시즌 종료 시점까지 단기계약을 맺고 강등권인 그라나다를 지휘했다. 그라나다는 레시노 감독 체제에서 7승2무10패를 기록하면서 18위 비야레알에 승점 1점 차이로 앞서며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했다. 잔류를 지상과제로 삼는 셀타비고는 레시노 감독이 지난 시즌 그라나다에서 보여준 지도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골키퍼 출신 답게 수비에 중점을 두고 역습으로 상대를 공략하는 방식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 처럼 신임 감독들은 변화를 추구한다. 기존 선수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위기를 말한다. 하지만 박주영에겐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원톱 역할을 해 온 이아고 아스파스를 지원하는 역할을 부여 받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마리오 베르메호와 아우구스토 페르난데스, 미카엘 크론델리 같은 측면 자원이 있지만, 기대 만큼의 활약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엔리케 데 루카스도 부상으로 빠지면서 가용자원 폭이 크지 않다. 레시노 감독은 1~2경기 정도 선발 또는 교체로 박주영의 능력을 시험하면서 남은 14경기에 대한 구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여유는 적지만, 충분히 기회가 될 만하다. 기회만 살리면 반전의 실마리는 잡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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