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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속 한국 잔치였다.
30평 남짓되는 스완지시티 구단 매장에는 곳곳에 한국팬들이었다. 모두들 찾는 물품은 단 하나였다. 기성용 관련 물건들이었다. 기성용의 얼굴이 찍힌 머그컵은 금새 동났다. 유니폼은 구할 수 없었다. 기성용 뿐만이 아니라 스완지시티 유니폼 자체가 이미 품절됐다. 스완지시티는 2012년이 창단 100주년이었다. 100주년 특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선다. 한정판으로 제작됐다. 시즌 초반 모두 팔려나갔다. 재입고 계획을 잡았지만 언제 들어올지는 알 수 없다.
경기 시작 전도 한국 잔치였다. 이 경기를 현장에서 생중계한 한국 방송사 중계진은 한복을 입고 나섰다. 영국 현지 언론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곳곳에 태극기가 걸렸다. 경기 시작 15분전에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울려퍼졌다. '오~오빤 강남스타일' 부분에서는 한국팬들 뿐만 아니라 영국 현지팬들도 말춤을 추며 즐거워했다. 경기장을 둘러싸고 있는 A보드 광고판에도 한글이 떴다. 넥슨은 이날 '모두들 대박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문구를 집어넣었다. 설날 전야에 맞춘 적절한 광고 문구였다.
경기 후에도 한국팬들은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다. 기성용의 얼굴을 보기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기성용은 선수단 출입구가 아닌 다른 출입구로 나갔다. 하지만 한국팬들은 예리했다. 자동차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기성용을 포착했다. 기성용의 차 주변으로 달려가 사진을 찍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기성용도 손을 흔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국의 잔치로 시작해 끝난, 유쾌한 넥슨 더비였다.
스완지(영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