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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강타한 승부조작에 지구촌 축구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유럽에서는 가장 많은 79건의 승부조작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된 터키도 입장을 발표했다. 터키축구협회는 "유로폴로부터 터키에서 79건의 승부조작 사례가 발견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물론 수사기관과도 긴밀하게 협조하겠다"고 했다.
우울한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실제 승부조작에 연루된 폴 푸트 부르키나파소 대표팀 감독(57·벨기에)은 "승부조작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큰 규모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선수들도 가담했다"고 폭로했다. 푸트 감독은 벨기에 1부리그 팀 리어르스의 감독 시절인 2005년 두 차례 리그 경기에서 2군 선수를 내보내는 방식으로 승부조작을 저질러 경찰에 적발됐다. 2007년 감비아 감독으로 복귀할 때까지 3년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그는 "축구를 하면서 많은 일을 봐 왔는데 안타깝게도 (승부조작이 만연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없다. 이는 축구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 종목이 처한 현실"이라며 "현실을 똑바로 인식해야 한다. 승부조작은 축구계 관계자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 사이클의 랜스 암스트롱이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지만 사실은 모든 선수가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성토했다. 그리고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이렇게 다시 끄집어내는 것이 기분 좋을 리는 없다. 사람들이 승부조작의 현실이 어떤지 제대로 깨달았으면 좋겠다. 승부조작은 선수나 감독 혼자서 결정하는 게 아니라 팀 전체가 관여한다. 나도 구단 윗선으로부터 특정 경기를 포기하라는 압력을 받았고 마피아의 협박까지 받아 가족의 안전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크리스 콜먼 웨일스대표팀 감독도 "몇몇 선수와 심판이 승부조작과 관련해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것을 봤다. 축구계가 붕괴될 수도 있다"고 했다.
유럽축구연맹(UEFA)도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승부조작으로 지목된 리버풀과 데브레첸(헝가리)의 2009~2010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데브레첸의 골키퍼 부카신 폴렉시치는 2.5골 이상 실점해 패배하기로 약속하고 경기에 들어갔는데 당시 전송한 승부조작 관련 문자메시지가 경찰에 의해 발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