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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는 결과만 존재하는 비정한 승부의 세계다. 프로감독은 성적이 좋지 않으면 언제든지 물러나야하는 숙명을 지녔다. 시즌 중이라도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감독을 흔히들 '파리목숨'에 비유하기도 한다.
로세니어 감독만 아니었다면 데이브 바세트 감독 역시 만만치 않은 기록을 갖고 있다. 1981년부터 윔블던 감독직을 수행하던 바세트 감독은 1984년 크리스탈팰리스로 와달라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바세트 감독은 단 4일간 업무를 본후 마음을 바꿨다. 그는 다시 윔블던으로 돌아갔다. "심각히 고려했지만, 올바른 일이 아니라는 감정이 들었다"는 말과 함께. 바세트 감독은 크리스탈팰리스 팬들에게 증오의 이름이 됐다. 재밌게도 바세트 감독은 12년 후 크리스탈팰리스 감독이 됐다.
국내로 눈을 돌려보자. K-리그 최단명 감독의 불명예는 황보관 전 FC서울 감독이 갖고 있다. 황보 감독은 4월 26일 사임 의사를 표하며, 지난 1월5일 서울 감독 취임식을 가진 지 불과 111일 만에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1월 8일 포항 스틸러스 사령탑에 취임했던 레모스 올리베이라 감독이 그해 5월 10일 사퇴하면서 기록했던 123일보다 12일이 빨랐다.
그렇다면 세계 최장수 감독은 누구일까. 주인공은 프레드 에베리스다. 에베리스 감독은 1902년부터 1948년까지 무려 46년간 웨스트브로미치를 이끌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