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하루 앞둔 27일 밤,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는 묘한 기류가 흘렀다. 대한축구협회가 주재하는 대의원만찬이 있었다.
심지어 '무효표' 이야기도 돌았다. 가능성 없는 후보를 지지하는 대의원들에게는 '무효표'를 찍게하려는 압력이 거세다는 얘기였다. 특정 후보에게 몰표를 주고 다른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
이같은 소문 때문인지 대의원 만찬장은 어색한 기운으로 가득했다. 임기를 마무리하는 조중연 축구협회장의 그간 노고를 치하하는 건배제의 때만 한 목소리를 냈다. 만찬 내내 치열힌 눈치작전이 이어졌다. 만찬이 끝나고난 뒤 한 대의원은 "서로 속을 모르는 상태에서 다들 말 꺼내기가 조심스러웠다. 혼탁 양상도 느껴졌다"고 아쉬워했다. 각 후보 진영은 승리를 확신했다. 만찬이 끝나고 각 후보들은 호텔에 투숙했다. 늦은 밤이 되도 대의원들이 묶는 방불은 꺼지지 않았다. 각 후보 진영에서 대의원들을 만나 마지막 한표를 부탁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허승표, 정몽규, 윤상현, 김석한 후보는 28일 오전 10시에 시작하는 대의원총회에서 후보자별로 10분간의 정견발표를 한 뒤 대의원들의 선택을 기다리게 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2명이 2차 투표에서 자웅을 겨룬다. 2차투표에서는 최다득표자가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다. 2차 투표에서 두 후보가 동표를 얻을 경우에는 연장자가 회장직을 승계하게 된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