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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QPR의 '계륵' 되지 말란 법 없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2-10-07 18:06 | 최종수정 2012-10-07 18:10



올시즌 초반 퀸즈파크레인저스(QPR)로 둥지를 옮긴 박지성(31)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높은 기대 심리는 지난 7시즌 동안 명문 구단 맨유에서 활약한 이름 값이 한 몫했다. 마크 휴즈 감독도 박지성에게 의지하는 모습이었다. 과감하게 주장 완장을 맡기면서 새로 태어날 팀의 중심을 잡아주길 바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박지성의 이미지는 '해결사'보다 '계륵'으로 변하고 있는 듯하다. 부진한 팀 성적(2무5패·승점 2)을 떠나 개인 플레이 면에서 실망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던 문제는 공격수로서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6일(한국시각) 웨스트브로미치전(2대3 패)에서 같은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날 박지성은 풀타임을 소화했고, 정규리그 첫 도움까지 올렸다. 지난달 27일 레딩과의 칼링컵 3라운드(2대3 패)에서 시즌 첫 도움을 기록한 이후 두 번째 공격 포인트였다. 그러나 전체적인 플레이에는 영양가가 없었다. 영국 스포츠채널 스카이스포츠도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저조한 평점(5점)을 부여했다. '영향력이 없었다(Little influence)'라는 코멘트를 곁들였다. 박지성은 섀도 스트라이커로 출전했지만, 사실상 프리롤이었다. 그동안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 고립되는 면이 없지 않았다. 팀 조직력이 모래알이었던 터라 박지성도 제대로 공격할 수 있는 빈도수가 높지 않았다. 오히려 여느 수비수 못지 않은 수비가담 능력이 돋보일 뿐이었다.

하지만 QPR은 지난달 15일 첼시전(0대0 무)을 기점으로 몰라보게 달라졌다. 조직력이 한층 안정됐다. 최근 4연패를 당했지만, 허무하게 무너지는 경기는 찾아볼 수 없다. 이젠 박지성이 드러내지 못했던 공격력을 뿜어낼 때다. 그러나 좀처럼 공격 본능을 깨우지 못하고 있다. 웨스트브로미치전에서 박지성의 패스는 밋밋했다. 공격을 수월하게 풀어주거나 득점 기회를 만들어줘야 할 킬패스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볼을 빼앗기지 않을 정도의 안정적인 패스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최전방 원톱 보비 자모라와 측면 공격수인 아델 타랍과 숀 라이트-필립스의 활동폭이 넓지 않아 패스가 원활하게 전달되지 않았던 점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맨유에서 보여줬던 폭발적인 돌파와 날카로운 크로스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패스의 속도만 떨어뜨려 팀 공격을 정체시켰다.

급격한 체력 고갈도 박지성에게 보이고 있다. 그토록 원했던 고정적인 선발 출전과 풀타임을 뛰고 있지만 후반이 되자 체력이 뚝 떨어진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압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체력 저하로 드러나는 몸보다 다리만 뻗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아직 시즌의 3분의1 지점도 돌지 않았다. 그러나 박지성이 계속 한계점에 다다른 경기력을 보인다면, 휴즈 감독의 고민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주장인 박지성을 출전시키지 않을 수 없고, 출전시키면 경기력이 부진하고. 박지성은 2주간 돌입하는 A매치 기간 동안 자신의 소극적인 플레이를 되짚어봐야 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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