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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의 베스트 포지션은 어디일까.
그러나 구자철은 여전히 자신이 수비형 미드필더에 더 어울린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겸손하고 헌신적인 그답게 팀이 원하는 포지션이라면 어디든 뛸 수 있다는 의사를 나타냈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자리잡고 있다. 구자철은 얼마전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카타르아시안컵 이후에는 경기를 잘하고도 골을 넣지 못하면 부진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나는 여전히 경기를 조율하고 패스를 해주는 역할이 더 편하다"고 했다. 그러나 본인의 바람과는 달리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더 큰 경쟁력을 가진다.
샬케전 후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구자철은 큰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라는 포지션 자체가 눈에 띄기 어렵지만, 수비 커버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거친 분데스리가에서 터프함이 필수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살아남기에는 2%로 부족한 모습이었다. 샬케의 수비형 미드필더 존스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수비가 벅차니 장점인 공격전개를 보일 여력이 남아 있지 않았다. 오히려 구자철의 파트너였던 호소가이와 바이어가 눈에 띄었다.
선택은 감독과 구자철의 몫이다. 구자철은 어느 포지션이든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 축구는 멀티플레이보다는 스페셜리스트가 더 각광을 받는다. 전장같은 유럽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감히 포기하는 결단도 필요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