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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만날 팀이 만났다.
레알 마드리드와 첼시는 5일(한국시각) 각각 아포엘과 벤피카를 5대2, 2대1로 제압하고 4강행을 확정했다. 전날에는 바이에른 뮌헨이 마르세유를, 바르셀로나가 AC밀란을 꺾고 일찌감치 4강행 티켓을 획득했다. 이로써 2011~2012시즌 유럽 최강팀을 가리는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 대진이 결정됐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는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과,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잉글랜드 첼시와 격돌한다.
유럽축구연맹(UEFA) 공식 사이트는 4강 대진이 결정된 후 '클래식한 매치업(classic tie)이 이루어졌다'고 했다. 4팀 모두 과거 4강전에서 격돌한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은 1999~2000, 2000~2001 두시즌 연속으로 4강에서 만난 바 있다. 1999~2000시즌에는 니콜라 아넬카의 활약을 앞세운 레알 마드리드가 1,2차전 합계 3대2로 결승에 진출했고, 2000~2001시즌에는 에우베르가 2골을 넣으며 바이에른 뮌헨이 1,2차전 합계 3대1로 설욕에 성공했다. 이 대결의 승자는 모두 그 시즌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묘한 징크스도 생겼다. 유럽을 대표하는 두 명문팀이니만큼 거슬러 올라가면 4강에서 격돌한 역사를 더 찾아볼 수 있다. 양 팀은 유럽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1975~1976시즌과 1986~1987시즌 유로피언컵 4강에서 만났다. 당시는 두번 모두 바이에른 뮌헨의 승리로 끝이 났다.
바르셀로나와 첼시는 악연이 있다. 양 팀은 2008~2009시즌 4강에서 만났지만, 첼시가 눈물을 흘렸다. 특히 2차전은 아직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1차전에서 0대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은 2차전 첼시 홈인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만났다. 첼시는 전반 9분 미카엘 에시앙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거스 히딩크가 이끄는 첼시는 강력한 수비와 적절한 역습으로 바르셀로나를 괴롭혔다. 그러나 노르웨이 출신 톰 오브레보 주심은 고비때마다 석연찮은 판정을 내려 첼시 선수들과 팬들의 원성을 샀다. 결국 종료 직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극적인 골로 바르셀로나가 결승에 진출하자 첼시 측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첼시의 디디에 드로그바는 경기 후 심판과 TV 중계 카메라에 욕설을 내뱉어 중징계를 당하기도 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전은 18일(바이에른 뮌헨-레알 마드리드)과 19일(바르셀로나-첼시)에 1차전을 치른 뒤 25일(바르셀로나-첼시)과 26일(바이에른 뮌헨-레알 마드리드) 홈을 바꿔 2차전을 펼친다. 대망의 결승전은 독일 뮌헨 푸스발아레나에서 5월 20일 단판승부로 열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