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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바(33·브라질)는 K-리그 관계자들 사이에서 가장 평판이 좋다. 기량도 좋지만 인성이 남다르다. 다른 브라질 출신 선수들처럼 거들먹대지도 않는다. 토종 선수들과의 관계도 좋다. 언제나 좋은 매너에 겸손함과 성실함까지 갖췄다. 2006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한국에서 롱런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인성이었다. 슈바가 최근 자신의 인성에 걸맞게 포항과 아름답게 이별했다. 깔끔한 이별에 포항 관계자들은 '역시 슈바' 라며 엄치를 치켜세우고 있다.
슈바를 이적시키는 쪽으로 방침을 세웠다. 몇 군데를 알아봤다. 마땅한 곳이 없었다. 2011년 시즌 많이 뛰지 못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협상은 매번 결렬됐다. 지쿠를 포기하고 슈바를 계속 데리고 가거나, 슈바와 계약을 해지하거나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했다. 해가 바뀌고 슈바가 한국으로 들어왔다. 포항 송라클럽하우스에서 만났다. 포항은 슈바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계약해지를 제안했다. 슈바는 쿨했다. 받아들였다. 계약해지에 대한 위약금 역시 상식적인 선에서 합의했다.
황 감독은 개인적으로 미안했고 또 고마웠다. 한국 선수였다면 확실하게 치료한 뒤 계속 쓰고 싶을 정도였다. 황 감독은 슈바에게 "감독이기 때문에 팀을 생각해야 했다.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 좋은 팀을 찾아 더 잘할 것이다"고 했다. 슈바는 괜찮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의 숙명을 받아들였다.
계약해지에 합의한 슈바는 구단 사무실에 들렀다. 프런트들 하나하나 만나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팀을 떠나는 외국인 선수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포항의 외국인 선수를 담당하는 신주현 과장은 "슈바의 성격이 그대로 나왔다. 구단 프런트들도 모두 아쉬워했다. 슈바의 건승을 기원했다"고 말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