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전은 큰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박주영이 경고누적으로 나오지 못했다. 새로운 전술이 필요했다.
조광래 감독은 레바논전에서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했다. 스피드업과 공간침투였다. 이근호를 최전방에 세웠다. 좌우에는 이승기와 서정진이 섰다. 섀도 스트라이커로는 손흥민이 섰다. 새로우면서도 그럴듯 했다. 개개인의 능력만 본다면 이들 선수들은 땟갈 좋은 구슬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실패였다. 두마리 중에 단 하나도 잡지 못했다. 공격수들간의 조합은 이음새가 헐거웠다. 서로 따로 놀았다. 이근호는 오랜만에 선발출전했다. 손흥민 역시 선발 출전은 처음이었다. 서정진은 아랍에미리트(UAE)와의 3차전에서만 반짝했을 뿐 아직 검증받지 못한 선수였다. 서로 실전에서 발을 맞추어본 시간이 부족했다. 이 조합은 경기하기 전 이틀동안 발을 맞추어본 것이 전부였다. 그라운드 사정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제대로 돌아가기가 어려웠다.
후반전 상황을 보면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조광래 감독은 후반전 들어서 손흥민 서정진 홍정호를 빼고 지동원 남태희 윤빛가람을 넣었다. 뒤에 들어간 선수들은 서로 발을 맞추어본 경험이 많았다. 경기력도 더욱 좋았다.
새롭다는 것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새로운 전술과 선수 조합은 분명 시도해볼만한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변화폭에 대한 조율이 필요하다. 베이루트(레바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