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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최고는 메시' 펠레 이례적 메시 칭찬의 본뜻은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1-10-28 13:39


축구황제 펠레. 스포츠조선 DB

축구황제 펠레(70·브라질)가 새로운 축구황제 리오넬 메시(24·바르셀로나·아르헨티나)를 정말 인정했을까. 얼핏보면 맞지만 숨은 반전이 있었다.

펠레는 28일(한국시각) 미국 축구전문사이트 ESPN사커넷과의 인터뷰에서 "의심할 여지없이 현재 최고의 선수는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24·아르헨티나)"라며 "아직 메시보다 축구를 잘하는 선수를 본 적이 없다"고 칭찬했다. 이례적이었다. 그동안 펠레는 메시에 대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다. 펠레는 인터뷰마다 메시의 능력을 평가절하했다.

4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도 나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17살의 나이에 세계 챔피언이 되었고 세 번의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이와 같은 업적을 남긴 선수는 없기 때문에 나야말로 세계 최고이다"고 말했다. 5월에는 "사람들은 메시보다 기량이 뛰어났던 요한 크루이프, 미셀 플라티니,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등을 다 잊었다"고 메시를 평가절하했다. 6월에는 "메시가 나를 넘어서려면 통산 1283골을 넣었던 내 득점 기록을 넘겨야 할 것"이라고 조롱섞인 말도 했다. 이랬던 펠레가 메시를 치켜세웠으니 많은 사람들은 놀라워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역시 반전이 있었다. 펠레는 메시를 한없이 띄운 뒤 바로 브라질의 신성 네이마르(19·산토스) 얘기를 꺼냈다.펠레는 "네이마르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최고의 선수 대열에 낄 수는 없다"면서도 "네이마르가 뛰어난 선수임은 분명하다. 기술도 좋고 아주 똑똑하다"고 극찬했다. 이어 "네이마르의 장래는 밝지만 경험이 더 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는 메시가 뛰어나지만 몇년만 지나면 '경험을 쌓은' 네이마르가 세계 최고 선수 자리를 내줄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펠레가 메시를 견제하고 좋아하지 않는 것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와의 관계 때문이다. 남미 축구를 양분하고 있는 라이벌 의식도 치열하다. 브라질의 영웅인 펠레로서는 아르헨티나 선수를 인정하고 싶지 않다.

여기에 좋은 트집거리도 있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A대표팀에서 활약이 별로 없다. 메시는 A매치 64경기에서 18골을 넣는데 그쳤다. 2차례 월드컵(2006년, 2010년)에서도 팀을 8강에 이끈 것이 전부다. A매치 82경기에서 77골을 넣으며 월드컵 3회 우승(1958년, 1962년, 1970년)을 이끈 펠레로서는 우스울 수 밖에 없다.

결국 펠레의 본심은 '최고는 역시 나, 펠레이며 나의 뒤를 이을 선수도 브라질 선수밖에 없다'인 셈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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