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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 5골차 패배 후 팬들에 사과까지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1-10-11 10:55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 스포츠조선DB

정녕 스타플레이어는 위대한 감독이 될 수 없는 것인가.

디에고 마라도나(51) 전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이 아랍에미리트(UAE) 알 와슬 지휘봉을 잡고 연일 수모를 겪고 있다. 11일(한국시각) AP통신은 마라도나 감독이 라이벌 팀에 대패를 당한 뒤 팬들에게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마라도나 감독은 "이번 대패에 대해 팬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이번 패배를 빨리 잊고 다음 경기에 대비하겠다"고 했다. 선수시절 핸드볼 파울에도 "신의 손이 넣었다"고 할만큼 당당했던 마라도나는 온데간데 없다.

마라도나의 중동행은 우여곡절 끝에 이루어졌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야인생활을 하던 마라도나는 잉글랜드, 스페인 진출을 갈망했다. 차선책으로 고국의 보카 주니어스 감독을 원했지만, 마라도나에게 선뜻 손을 내미는 구단은 없었다. 알 와슬은 그에게 기회를 줬다. 알 와슬은 마라도나에 감독으로는 세계 최고액 수준인 최대 1700만달러의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라도나는 다시 축구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너무 UAE축구를 쉽게 본 것일까. 알 와슬은 마라도나 감독 부임 후 부진을 거듭했다. 데뷔전에서도 알 자지라에게 3대4로 패한 마라도나 감독은 8일 라이벌 두바이에게 0대5로 패하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마라도나 감독은 두바이전 이후 "선수들이 내 지시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책임을 피했지만, UAE 언론과 알 와슬팬들은 마라도나의 지도력을 비난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마라도나 감독은 팬들에게 사과했다.

알 와슬은 "시즌은 길고 두바이전은 그 중 한 경기일 뿐이다. 아직 시작에 불과하기 때문에 우리는 여전히 마라도나 감독을 전적으로 신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마라도나 감독도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고 이번 패배는 그 가운데 한 경기일 뿐"이라며 "이번 패배로 선수들이 많은 것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직 사임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중동은 감독 경질을 밥먹듯이 하는 곳이다. 이름값은 통하지 않는다.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마라도나 감독이 성적을 올리는 길 밖에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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