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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레바논과의 일전을 앞두고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의 '지동원(20·선덜랜드) 사용법'이 눈길을 끈다.
아시안컵 직후인 2월 9일 터키전에서 지동원은 부상에서 복귀한 박주영과 처음으로 A매치에 함께 나섰다. 박지성 없이 치른 첫 경기에서 지동원이 원톱, 박주영이 왼쪽날개 자리에 섰다.
이후 6월 가나전에선 자리를 맞바꿨다. 박주영이 원톱, 지동원이 박지성의 자리인 왼쪽 보직을 맡았다. 측면에서 조 감독이 기대했던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이며 선제 헤딩골의 주역이 됐다. 날선 공격력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이후 박지성 자리는 지동원의 몫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2일 레바논전에서 조 감독은 지동원을 다시 원톱으로 올릴 생각을 하고 있다. 박주영이 부상 후유증을 털고 복귀했던 터키전 때와 같은 포메이션이다. 여름 내내 이적 등 신상 문제로 충분한 훈련량을 소화하지 못한 박주영의 컨디션을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조 감독은 지동원의 몸 상태와 관련 "체력과 경기력 모두 상당히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다. 물론 쉴새없이 움직이는 조광래 축구의 특성상 '원톱' 지동원과 '왼쪽 날개' 박주영의 사이에 명확한 경계는 없다. 두 공격수가 중앙과 왼쪽을 넘나들며 공간을 창출하고 공격의 활로를 모색하는 창의적인 전술이다.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상대의 허점을 노리는 시프트 전법이다. 최전방과 측면이라는 전통적인 의미의 포지션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지동원은 카타르아시안컵 직후 인터뷰에서 선배 박주영과 대표팀 내 '캐릭터'가 겹칠 경우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했었다. "주영이 형과 공존이 안된다면 당연히 내가 빠져야 한다." 하지만 6월 이후 대표팀에서 박주영과 지동원은 평화롭게 공존해왔다. 조광래호는 '박-지' 공존의 해법을 찾아냈다. 원톱과 측면이 모두 가능한 '능력자' 두 프리미어리거의 크로스오버다. 포지션은 컨디션에 따라 맞바뀌지만 영리한 두 선수가 중앙과 측면을 자유자재로 오간다. 전술상의 자유도가 업그레이드됐다. 조 감독의 '지동원 사용법'은 공격 전술의 핵심이자 레바논 공략의 키포인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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