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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시리즈, 시작은 골맛 본 레바논전

국영호 기자

기사입력 2011-09-01 13:53 | 최종수정 2011-09-01 13:54


◇레바논전을 앞두고 가진 훈련에서 차두리(왼쪽)가 익살스런 제스처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기성용. 고양=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2일 레바논전과 7일 쿠웨이트전은 '차두리(31·스코틀랜드) 시리즈'로 불러도 무방한 2연전이다. 차두리와 인연이 깊은 팀들이기 때문이다. A매치 11년차 차두리는 통산 4골 중 3골을 몰아넣은 2004년, 이들 팀들을 상대로 골맛을 봤다.

먼저 레바논. 차두리는 그해 2월 레바논과의 독일월드컵 2차 예선에서 전반 32분 이영표의 크로스를 결승골로 연결했다. 머리와 어깨를 연달아 맞은 볼은 골대 구석을 파고들었다. 22개월, 14경기 만의 A매치 2호골이었다. 차두리가 지난달 29일 귀국한 뒤 "레바논전에 좋은 추억을 갖고 있다"고 말한데는 이유가 있었다.

이어 같은 해 7월 쿠웨이트와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 차두리는 2-0으로 앞선 전반 45분 볼을 빼앗아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슛으로 추가골을 뽑았다.

쿠웨이트전 이후 최근까지 골이 없다. 2004년 공격수였던 차두리는 2006년 수비수로 전향했다. 측면 수비수를 맡다보니 골을 넣을 기회가 많지 않다.

이번 2연전은 다르다.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은 차두리에게 공격적인 움직임을 주문하고 있다. 다득점 승리를 위해서다. 레바논은 지난달 30일 내셔널리그 고양KB국민은행과의 평가전에서 0대4로 대패한 약체다. 폭발적인 오버래핑의 대명사인 차두리는 오른쪽 윙백으로 출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크로스나 슈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측면을 흔들면 상대는 허둥지둥대기 마련이다.

차두리의 오른발 슈팅은 강력하다. 지난 1월 카타르아시안컵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 후반 7분에는 아크 오른쪽에서 벼락 중거리슛을 때렸다. 깜짝 놀란 만수르 바레인 골키퍼는 가까스로 쳐냈으나 골대 정면의 구자철의 오른발에 걸려 실점했다.

크로스도 완숙미를 더하고 있다. 지난달 한-일전(0대3 패)에서는 차두리가 활력소였다. 문전으로 몇 차례 정확한 크로스를 띄웠다. 중앙의 공격수들의 마무리가 아쉬웠다.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전후해 만개한 크로스 능력이 최근 들어 더욱 날카로워졌다.

어느덧 이정수(31·카타르 알사드)와 함께 대표팀 최고참이다. 하지만 차두리는 무게 잡지 않는다. 그라운드 안팎의 분위기 메이커다. 10여년간 유럽 무대에서 뛰며 고진감래한 그에게 후배 선수들도 잘 따른다. 팬들도 마찬가지다. 훈련장에서는 팬들이 부르는 차두리의 CF송 '간 때문이야'가 종종 울려퍼진다.


유쾌, 상쾌, 통쾌의 대명사인 차두리가 이번 2연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다.


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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